고운 이웃님이 선물한 책
고운 이웃님이 책을 한 권 선보였다. 《처음 손바느질》(겨리 펴냄,2014)이라는 책이다. 손으로 조물조물 만져서 여러 가지를 빚는 이웃님은 이녁이 그동안 손빛을 뽐내어 누린 이야기를 책으로 갈무리했다. 고운 눈빛처럼 곱게 나온 책은 가만히 바라보아도 예쁘고 펼쳐서 읽어도 예쁘다. 아이들한테 물려줄 책을 나 스스로 쓰기도 하지만, 이웃님이 쓴 고운 책을 아이들한테 함께 물려줄 수 있을 때에 얼마나 즐거운가 하고 새삼스레 느낀다.
내 이웃님이 쓴 책이기에 자꾸 들추거나 읽지 않는다. 눈길을 사로잡거나 이끄는 빛과 이야기가 있기에 찬찬히 되읽거나 다시 들춘다. 짧고 가볍게 느낌글을 하나 쓰고, 살짝 들여다보는 느낌글을 하나 쓴다. 깊이 들여다보는 긴 느낌글을 곧 쓸 생각이다.
돌이켜보면, 마음을 사로잡는 책은 느낌글을 여럿 써도 재미있다. 느낌글을 쓸 적마다 새로운 이야기가 샘솟는다. 그러니까, 새로 이 책 하나를 손에 쥐어 넘길 적마다 새로운 느낌이 마음속으로 스며들어 새삼스러운 노래가 흐른다.
한 번 읽고 나서 덮어도 책은 책이리라. 그런데, 한 번 읽고 다시 들출 일이 없으면 어떤 책이라고 할 만할까. 책이라 할 때에는 두고두고 되읽거나 다시 들추면서 환한 웃음빛을 짓도록 이끌 수 있어야 하지 않을까. 책꽂이에 모셔 놓고 ‘장서 자랑’이 되도록 한다면 책이 책다울 수 없다고 느낀다. 책이 책다울 때에는 손때를 타고 손길이 묻으며 손내음이 물씬 풍겨야 한다고 느낀다. 고운 이웃님은 우리 식구한테 이야기밥을 선물했다. 이 고운 이야기밥은 우리 식구뿐 아니라 이 나라 수많은 ‘아직 낯선 다른 이웃’한테도 즐거운 선물이 되겠지. 4347.4.24.나무.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삶과 책읽기)
![](http://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14/0424/pimg_7051751241003090.jp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