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살아가는 말 117] 감자피자
읍내 저잣거리 마실을 나가는 길에 옆지기가 피자를 먹고 싶다 하기에, 피자집에 들러 치즈피자 한 판이랑 감자피자 한 판을 시킵니다. 피자집 일꾼은 내 말을 제대로 못 알아들었는지 “포테이토요? 고구마요?” 하고 묻습니다. “감자요, 그러니까 포테이포요.” 하고 다시 말하니 비로소 “포테이토피자요?” 하면서 알아듣습니다. 피자는 곧 익습니다. 피자집 일꾼은 상자에 뜨끈뜨끈한 피자를 담습니다. ‘감자알’ 송송 박힌 피자를 들고 피자집에서 나오다가 차림판을 들여다봅니다. 차림판 어디에도 ‘감자’라는 낱말은 없습니다. 그렇지만 ‘고구마피자’는 있습니다. 고구마피자는 왜 영어로 가리키지 않을까 궁금합니다. ‘야채피자’가 보입니다. ‘야채(野菜)’는 일본 한자말이니 ‘채소(菜蔬)피자’라 해야 맞다 할 텐데, 한국말로 올바로 일컫자면 ‘푸성귀피자’입니다. 그러나, 감자를 ‘감자’라 일컫지 않는 이 나라에서 ‘푸성귀피자’를 구워서 팔 피자집이 있을는지 알쏭달쏭합니다. 4345.12.2.해.ㅎㄲㅅㄱ
(최종규 . 20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