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우리말
알량한 말 바로잡기
기제 機制
심리적 기제를 가진다 → 마음결이 있다 / 마음이 있다
특수한 상황을 극복하는 기제가 있으면 되는 거지 → 남다른 자리를 이겨내는 뿌리가 있으면 되지
‘기제(機制)’는 “1. 기계적으로 구성되어 있는 조직이나 공식 따위의 내부 구성 = 기구機構 2. 인간의 행동에 영향을 미치는 심리의 작용이나 원리”를 가리킨다고 합니다. ‘바탕·바탕길·발판·밑·밑동·밑틀’으로 풀어낼 만하고, ‘뿌리·싹·뼈대·얼·넋·마음·생각’으로 풀 수 있습니다. ‘틀·터·얼개·줄거리·짜임새·빛·결’이나 ‘길·물결·흐름·판·차림새·매무새’로 풀어도 됩니다. ‘가다·나아가다·내세우다·드높이다’나 ‘바르다·다스리다·닦다·놓다·두다·하다’로 풀어도 돼요. ‘짜다·삼다·채우다·차리다·엮다·여미다·짓다’로 풀어도 어울리고요. 이밖에 낱말책에 한자말 ‘기제’를 넷 더 싣는데 다 털어낼 만합니다. ㅍㄹㄴ
기제(忌祭) : 해마다 사람이 죽은 날에 지내는 제사 = 기제사
기제(基劑) : [약학] 연고나 경고 따위의 약을 만드는 바탕으로 쓰는 물질. 바셀린, 카카오 기름, 라놀린, 왁스, 파라핀 따위가 있다 ≒ 기초제
기제(旣製) : 주문에 의하여 만드는 것이 아니고 미리 상품으로 만들어져 있는 것
기제(旣濟) : 1. 일이 이미 처리되어 끝남 2. [민속] 육십사괘(六十四卦)의 하나. 감괘(坎卦)와 이괘(離卦)가 거듭된 것으로 물이 불 위에 있음을 상징한다 = 기제괘
불안 역시 피할 수 없는 기제로 작동한다
→ 걱정도 떨칠 수 없다
→ 근심도 버릴 수 없다
→ 걱정도 안 할 수 없다
→ 근심도 꼭 한다
《아이가 잠들면 서재로 숨었다》(김슬기, 웨일북, 2018) 66쪽
표준어 사정査定의 완고한 기제가 언중의 두터운 기층 정서에 말미암아 누그러진 대표적인 사례 가운데 하나가 아닐까 싶다
→ 맞춤말을 고지식하게 살피다가 사람들이 널리 쓰는 말씨에 말미암아 누그러진 보기로 손꼽을 만하지 싶다
→ 맞춤말을 꼬장꼬장 짚던 밑동이 사람들 말씨에 말미암아 누그러진 보기로 꼽을 만하지 싶다
《우리말 기본기 다지기》(오경철, 교유서가, 2024) 8쪽
나를 보호하기 위한 무의식적 방어 기제일지도 모른다
→ 문득 나를 지키려는 몸짓일지도 모른다
→ 불현듯 나를 지키려는 짓일지도 모른다
《오역하는 말들》(황석희, 북다, 2025) 17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