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5.10.21.
《네? 사내 시스템을 전부 혼자 관리하는 저를 해고한다구요? 1》
카시로메 유키 글·이오 그림·icchi 캐릭터/박용국 옮김, 씨엘비코믹스, 2025.4.30.
작은아이가 지난해에 옮겨심은 나팔꽃줄기가 있다. 빈터에서 오르는 나팔꽃줄기였는데, 마을에서 틀림없이 풀죽임물이나 삽질로 죽을 터라, 작은아이가 얼른 호미로 캐서 옮겼다. 나팔꽃을 비롯한 숱한 들풀을 ‘한해살이’로만 여기는 분이 많은데, 시골에서 살며 지켜보는 바로는 그리 맞갖지 않다. 뿌리가 살면 이듬해에 줄기를 새로 올리곤 한다. 씨앗으로도 남기고, 뿌리로도 얼마든지 잇는다. 사람이 함부로 안 건드리면 모든 푸나무는 ‘온해살이’이지 않을까? 낮에 저잣마실을 다녀온다. 이제 풀벌레노래는 꽤 사라진다. 알을 낳으려는 암사마귀 한 마리가 바깥마루에서 헤매기에 나무로 옮긴다. “얘야, 나무에 알을 낳으면 한결 나아.” 《네? 사내 시스템을 전부 혼자 관리하는 저를 해고한다구요? 1》를 읽었다. 어수선하고 헤매는 그림결에 얼거리이되, 차근차근 꾸리면 나쁘지는 않을 듯한데, 두걸음을 언제쯤 옮기려나? 이미 일본에서는 넉걸음까지 나온 듯싶다. 퍽 늦다. 곰곰이 보면 ‘일꾼(일하는 사람)’을 아끼거나 섬기지 못 하는 나라이다. ‘자리 지키기’나 ‘옷 갖춰입기’가 아니라 ‘일을 하기’로 사람을 바라보아 어디이든 제대로 구르겠지. 일을 ‘노동’도 ‘근로’도 아닌 ‘일’로 바라보기를 빈다.
#え社內システム全てワンオペしている私を解雇ですか #伊於 #下城米雪
ㅍㄹㄴ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