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5.9.26.
《너무 보고플 땐 눈이 온다》
고명재 글, 난다, 2023.5.31.
오늘 이른새벽에도 비가 시원하다. 간밤에는 반딧불이가 우리 마당을 따라서 후박나무랑 감나무랑 속꽃나무랑 초피나무 사이를 가만히 날면서 반짝반짝했다. 올해에도 푸르스름빛을 베푼 밤을 온마음으로 품는다. 이른아침에 논둑길을 걸어 옆마을로 간다. 고흥읍을 거쳐 부산으로 간다. 〈책방 감〉에 들러 여러 책을 둘러보고서 한가득 장만한다. 낮부터 느긋이 〈책과 아이들〉에서 이야기꽃을 편다. 오늘 ‘동심읽기’ 모임에서는 ‘엘사 베스코브’ 님하고 ‘다카노 마사오’ 님과 ‘엘리너 파전’ 님을 나란히 짚는다. 늘 아이곁에서 마음길을 틔운 셋이요, 철든눈을 스스로 가다듬으면서 노래한 셋이다. 아기를 낳든 안 낳든 ‘아이곁에서’라는 마음일 적에 삶을 알아본다. 《너무 보고플 땐 눈이 온다》를 읽고서 퍽 아쉬웠다. 글쓴이가 선보인 노래책(시집)을 조금 늘린 얼거리에서 그쳤다. ‘돌본사랑’을 받고서 자란 ‘나’를 둘러싼 바람과 숨결과 발걸음과 손끝이란 무엇인지 찬찬히 짚고 나서 글을 써도 되지 않을까? 넷(바람·숨결·발걸음·손끝)을 아직 못 짚는 채 둘(사랑·나)도 미처 못 보면서 글부터 서둘러 썼구나 싶다. 그러나 모르는 채 써도 된다. 여태 몰랐기에 오늘부터 찾아나서려는 꿈을 그릴 적에는 얼마든지 써도 된다.
ㅍㄹㄴ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