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온 고양이
박경리 지음, 원혜영 그림 / 다산책방 / 2023년 4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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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책 / 그림책비평 2025.10.3.

그림책시렁 1641


《돌아온 고양이》

 박경리 글

 원혜영 그림

 다산책방

 2023.4.13.



  1957년에 처음 선보인 뒤에 고쳐서 내놓았다고 하는 글을 바탕으로 나온 《돌아온 고양이》입니다. 우리 글밭에서 빛나는 박경리 님이 남긴 글이기는 하지만, 오래된 글이라서가 아니라, 박경리 님이 쓰는 글에는 일본말씨나 일본한자말이나 옮김말씨가 수두룩합니다. 마지막까지도 이런 글결을 고치거나 손질하지 않으셨습니다. 어린이한테 읽힐 글이 아닌 어른끼리 읽을 글이어도 글결은 더 가다듬고 새로 배울 노릇이라고 봅니다. 더구나 ‘못난 일본 꾸중’을 늘 하던 박경리 님인 터라, 일본말씨하고 일본한자말을 그냥그냥 쓰는 글결은 안 어울리기까지 합니다. 또한, 이 그림책에 흐르는 줄거리도 여러모로 아쉽습니다. 꼭 ‘서울에서 돈을 버는 자리를 잡아’야 할까요? 아이가 할머니랑 어머니랑 시골에서 조촐히 새롭게 흙을 일구고 들숲메를 품는 길을 줄거리로 짤 만하지 않을까요? 뒷날 원주 시골자락에서 호미를 쥔 박경리 님인 터라, 이 글을 다시 손질할 적에도 ‘시골살림’과 ‘숲살림’을 등진 채 ‘서울바라기’로 흐른 대목은 아쉽기만 합니다. 큰붓(원로작가)이기에 그저 높이 여기기보다는, 큰붓이어도 놓친 대목이 있는 줄 알아차려야지 싶습니다. 우리는 작은붓과 시골붓과 살림붓과 숲붓과 ‘보금자리붓’으로서 더 조촐하게 뭇숨결을 품을 수 있기를 빕니다.


ㅍㄹㄴ


《돌아온 고양이》(박경리·원혜영, 다산책방, 2023)


선주는 슬픈 눈을 지닌 아이였습니다

→ 선주는 슬픈 눈인 아이입니다

→ 선주는 슬픈 눈입니다

2쪽


호수처럼 맑은 눈에 서린 슬픔은 이상스러운 신비감을 줍니다

→ 못처럼 맑은 눈이 슬퍼 보이고 깊습니다

→ 못처럼 맑은 눈인데 슬프면서도 깊습니다

2쪽


옛이야기 같은 것은 반 동무들로 하여금 웃게도 하고 울게도 했습니다

→ 옛이야기는 동무를 웃기기도 울리기도 합니다

→ 옛이야기를 들으면 동무는 웃기도 울기도 합니다

5쪽


선주의 인기는 대단한 것이었습니다

→ 선주는 대단히 사랑받았습니다

→ 선주는 대단히 눈길을 끌었습니다

→ 다들 선주를 대단히 좋아합니다

5쪽


반드시 눈물을 흘리고 있는 모습들이었고

→ 반드시 눈물을 흘리는 모습이고

5쪽


가방 위에 선주를 얹어 가지고 다니던 기억은 언제나 잊을 수가 없었습니다

→ 가방에 선주를 얹어서 다니던 일은 언제나 잊을 수가 없습니다

7쪽


어머니하고도 떨어져서 살고 있었습니다

→ 어머니하고도 떨어져서 삽니다

8쪽


어머니만 서울로 올라간 것이었습니다

→ 어머니만 서울로 갔습니다

8쪽


어머니가 보내 주는 생활비를 갖고 근근이 살고 있었습니다

→ 어머니가 보내 주는 살림돈으로 겨우 살아갑니다

8쪽


민이를 울게 하고 싶지 않았던 것입니다

→ 민이를 울리고 싶지 않습니다

10쪽


할머니의 속이 상하는 모양이었습니다

→ 할머니는 속이 아픈 듯합니다

→ 할머니는 속쓰린 듯싶습니다

13쪽


어머니가 그리워지면 선주는 으레 죽은 민이가 가엾게 생각되었습니다

→ 선주는 어머니가 그리우면 으레 죽은 민이가 가엾다고 여깁니다

22쪽


마음속으로 기도를 올리는 것이었습니다

→ 마음으로 빕니다

→ 마음으로 비나리를 합니다

24쪽


너무 심한 상심 끝에 병이 난 것이었습니다

→ 몹시 눈물짓다가 앓아누웠습니다

→ 크게 애태우다가 드러누웠습니다

26쪽


부드러운 미소가 사라지지 않는 얼굴입니다

→ 부드러이 웃는 얼굴입니다

47쪽


얼굴은 몹시 야윈 것 같았지만 한 줄기의 희망이 흐르고 있었습니다

→ 얼굴은 몹시 야윈 듯하지만 한 줄기 빛이 흐릅니다

47쪽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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