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5.9.17.
《오늘 날씨 맑음 4》
요시무라 요시 글·그림/김진수 옮김, 대원씨아이, 2024.9.15.
비가 오락가락하지만 즐겁고 반갑게 누리는 가을날씨이다. 암사마귀 한 마리가 알이 통통히 밴 몸으로 사다리를 타고, 이곳저곳 눈여겨본다. 어디에서 마지막 걸음을 내딛으려나. 모시꽃이 한창 넘실거린다. 암꽃하고 수꽃은 다르게 생겼다. 수꽃은 가볍게 달달하고 암꽃은 몽글몽글 야물다. 올가을은 가을더위가 드세지 않으면서 일찌감치 선선하고 서늘하다. 해가 떨어지면 어느새 썰렁하다. 다만, 서울·큰고장은 저녁과 밤에도 안 서늘할 수 있다. 멀쩡한 빈터와 풀밭과 나무를 모조리 밀어대는 데라면, 시골 읍내와 면소재지도 밤은 살짝 더울 만하다. 낮에 읍내를 다녀오는데 어린배움터 가시내 다섯이 빈 깡통을 길에 확확 집어던지고 걷어면서 갖은 막말을 하늘에 대고서 쏟아내며 깔깔거린다. 이 철없는 아이들은 ‘쓰레기 집어던지기 + 막말하며 비웃기’가 마치 벼슬인 듯 여긴다. 막짓과 막말은 아이어른이 따로 없고, 순이돌이도 따로 없다. 《오늘 날씨 맑음》을 곰곰이 하나씩 읽는다. 마음씻이란 뭘까? 몸꽃(요가)이란 뭔가? 남이 안 해준다. 늘 나 스스로 오늘 여기에서 하기에 씻기요 꽃이다. 하늘빛으로 씻어야 깨어나고, 온몸에 바람과 별빛을 담아야 눈뜬다. 철없는 아이 곁과 둘레에는 언제나 철딱서니없는 어른이 그득하다.
#晴れ晴れ日和 #吉村佳
ㅍㄹㄴ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