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5.8.21.


《수없이 많은 바닥을 닦으며》

 마이아 에켈뢰브 글/이유진 옮김, 교유서가, 2022.8.1.



아직 논에 풀죽임물을 안 쳤다면 얼른 치라는 마을알림을 벌써 보름 넘게 시끄럽게 틀어대는 고흥군이다. 그런데 이제는 논밭지기가 아닌 ‘풀죽임물 치는 큰수레’로 무시무시하게 뿌리는걸? 마을알림을 할 까닭이 없다. 곰곰이 보면 다 시늉이다. ‘공무원으로서 마을알림을 날마다 얼마나 했는지 남겨’서 위(상급기관)에 올리는 꼬라지이다. 읍내 나래터에서 글월을 부치고서 등짐을 쉬려는데, 잎물칸(찻집)에 한참 머무는 두 아지매가 끝도 없이 떠든다. 집에서 빈둥거리다가 심심해서 노닥질이신 듯하다. 두 아지매는 돈을 굴려서 이 집 저 집 사서 샛몫을 거두고 팔며 목돈을 만지는 듯하다. 너무 시끄러워서 소릿줄을 귀에 꽂고서 노래를 쓰다가 일어선다. 《수없이 많은 바닥을 닦으며》는 쉰 해가 훌쩍 넘는 스웨덴 이야기이다. ‘밑바닥일’을 하던 아줌마가 하루하루 남긴 글을 여민 꾸러미라는데, 옮김말씨 때문일 텐데 너무 ‘먹물냄새’가 난다. 바닥을 쓸고닦고 치우는 일꾼한테서는 ‘땀냄새’가 나야 할 텐데. 틀림없이 ‘땀글’이었을 테지만, 땀방울을 땀구슬로 옮길 손끝이나 눈길을 바라기는 어려우려나. 글을 만지는 모든 사람이 ‘글쓰기’ 못잖게 ‘집살림’과 ‘집안일’과 ‘밭일’과 ‘걷기’를 먼저 하기를 빈다.


#Rapport fran en skurhink (1970년) #MajaEkelof


ㅍㄹㄴ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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