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산다는 것 - 한 고독한 영혼의 시간여행
메이 사튼 지음, 최승자 옮김 / 까치 / 199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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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듬읽기 / 숲노래 글손질 2025.8.28.

다듬읽기 87


《혼자 산다는 것》

 메이 사튼

 최승자 옮김

 까치

 1999.12.10.



  “Journal Of A Solitude”라면 “외로운 하루”나 “혼자 적은 글”쯤 여길 만합니다. 집에 나 말고 다른 사람이 없기에 ‘혼자’로 여기곤 합니다만, 우리말과 우리 옛살림을 돌아보면 “나하고 집”이 함께 있어서 ‘우리’로 여깁니다. 집에 있는 뭇살림을 놓고도 “나랑 그릇”처럼 바라봅니다. “나랑 바람”에 “나랑 해”에 “나랑 비”에 “나랑 별”에 “나랑 풀꽃나무”에 “나랑 새”를 헤아리지요. 하루를 외롭게 산다지만, 우리는 집하고 얘기합니다. 바람과 해하고 얘기합니다. 그릇이며 수저하고 얘기하고, 빨랫감하고 얘기하지요. 혼자 글을 적는다지만, 언제나 바로 나 스스로 마주하고 바라보는 눈빛을 밝힙니다. ‘남눈’이 아닌 ‘나눈’으로 살펴요. 다만, 이 책은 옮김말씨가 퍽 아쉽습니다. 그저 호젓이, 수수하게 숲빛으로, 하나인 사람이 하늘빛으로 숨쉬는 오늘을 차분히 가다듬을 수 있기를 빌 뿐입니다.


#MaySarton #JournalOfASolitude (1973년)


ㅍㄹㄴ


《혼자 산다는 것》(메이 사튼/최승자 옮김, 까치, 1999)


이 마지막 수고에는 어떤 느긋함이 있었다고

→ 이 마지막 수고는 좀 느긋하다고

→ 마지막에는 좀 느긋이 수고했다고

12쪽


얼마나 인내심을 가져야 하는가

→ 얼마나 참아야 하는가

→ 얼마나 견뎌야 하는가

→ 얼마나 버텨야 하는가

19쪽


나의 피곤함 그리고 꽃병 안에서 시들고 있는 꽃들에 대한 자그마한 말 한마디에 대한 격노가 나의 터무니없는 분노의 고전적인 실례로 터져나오면서

→ 지친다. 그리고 꽃그릇에서 시드는 꽃한테 가볍게 한 마디를 하다가 예전처럼 터무니없이 불벼락을 치면서

→ 느른하다. 그리고 꽃그릇에서 시드는 꽃한테 살짝 한 마디를 하다가 옛날처럼 터무니없이 왁왁거리면서

28쪽


30여 통의 편지까지 포함해서

→ 글월 서른 자락 남짓까지

→ 서른 벌쯤 글월까지 더해서

36쪽


아침 식사 전에 새 모이를 채워 주러 밖에 나갔다가 커다란 버섯 세 개를 발견했다

→ 아침에 앞서 새모이를 채우러 나갔다가 커다란 버섯을 셋 보았다

→ 아침을 들기 앞서 새모이를 채우러 갔다가 커다란 버섯을 셋 찾았다

44쪽


지난 몇 달간의 고통으로부터의 해방이 여기서 계속될 것이라고는 거의 믿을 수 없지만

→ 지난 몇 달 동안 안 괴로웠는데 여기서도 안 괴로우리라고는 거의 믿을 수 없지만

→ 지난 몇 달 힘들지 않았는데 여기서도 안 힘들리라고는 거의 믿을 수 없지만

45쪽


그 모든 것을 뛰어넘는 기쁨은 지금 이 빛, 마침내 찾아온 이 위대한 가을빛이다

→ 이 모두를 뛰어넘도록 기쁜 오늘 이 빛, 마침내 찾아온 가을빛이 놀랍다

→ 오늘 이 가을빛은 이 모두를 뛰어넘도록 마침내 찾아오기에 기쁘다

56쪽


내가 고목에 대해서 이야기할 때 내가 정말로 이야기하는 것은 또한

→ 내가 늙나무를 이야기할 때 참말로 하고 싶은 말은

→ 내가 높나무를 이야기할 때 참으로 밝히고 싶은 뜻은

69쪽


자살을 기도할 정도의 우울증을 겪었고

→ 죽으려 할 만큼 눈물바람이었고

→ 목숨을 놓으려 할 만큼 멍들었고

98쪽


젊은 사람들에 대해서 생각하는 것은 희망을 준다

→ 젊은사람을 생각하면 즐겁다

→ 젊은이를 생각하면 앞날이 밝다

99쪽


마침내 롤러코스터에서 내려왔다

→ 마침내 너울길에서 내려왔다

→ 마침내 널뛰기에서 내려왔다 

209쪽


좋은 시간이었다

→ 즐거웠다

→ 기뻤다

→ 반가웠다

254쪽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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