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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석의 나라 13
이치카와 하루코 지음 / YNK MEDIA(만화) / 2025년 7월
평점 :
숲노래 그림꽃 / 숲노래 만화책 . 만화비평 2025.8.7.
책으로 삶읽기 1033
《보석의 나라 13》
이치카와 하루코
신혜선 옮김
YNK MEDIA
2025.6.16.
《보석의 나라 13》(이치카와 하루코/신혜선 옮김, YNK MEDIA, 2025)을 읽었다. ‘님(신)’이 되었다는 ‘포스포필라이트’가 끝맺는 줄거리이다. 그런데 ‘님’이라기보다는 그저 ‘남은 사람’일 뿐으로 보인다. 마지막에 남아서 ‘옛이야기’를 긴긴 나날에 걸쳐서 들려준다고 하지만, ‘님’이라든지 ‘남은 사람’한테는 ‘길이(시간 한계)’가 없다. 곰곰이 보면, 이 그림꽃을 여민 분은 ‘사람’이 그저 싫어, 사람 가운데 ‘사내’가 더없이 미운 마음을 그대로 옮겼다고 느낀다. 그런데, ‘사랑’이 없거나 ‘사랑’을 잊을 적에는 ‘사람’이 아닌 ‘사람흉내·사람척’일 뿐이다. 사랑이 없이 사람척하는 허수아비를 부대끼노라면 “‘사람’은 누구인가? 나는 사람인가?”라는 길부터 찾아볼 노릇이지 싶다. 가시내이건 사내이건 스스로 사랑을 잊으면 ‘사람탈’을 쓴 껍데기이다. 마음에 삶이라는 이야기를 담아서 살림하는 사랑을 푸른숲으로 일구기에 비로소 ‘사람’이라는 이름이다. 굳이 한자말 ‘인간(人間)’이라고 적어야 할 까닭이 없다. 우리는 이 땅에서 먼먼 옛날부터 사람과 사람 사이에 사랑이라는 살림씨앗을 심어서 살아온 나날을 들려주고 나눌 적에 비로소 ‘생각’을 샘물처럼 일으켜서 깨어나게 마련이다.
《보석의 나라》는 열석걸음을 거쳐서 무슨 말을 하고 싶었을까? 붓을 쥐면 무엇이든 다 그려도 된다고 여긴 듯싶은데, 우리는 ‘마음대로’ 그리는 굴레가 아니라, ‘마음을 그대로’ 그리는 샘물을 틔우는 길을 갈 노릇 아닐까? 이미 끝내도 될 만한 줄거리를 한참 늘어뜨렸구나 싶다.
ㅍㄹㄴ
“하지만 움직일 수 있다면 편할 텐데요. 어디로든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어요.” “난 너와 다를지 몰라도 지금 이대로도 문제없어.” (18쪽)
“당신에게는 어떻게 느껴지나요?” “그는 언제나 노래하고 있어. 반짝반짝 반짝반짝.” (23쪽)
“넌 안정이 필요해.” “그런가요.” (87쪽)
“그들이 오래도록 애써 온 이 아름다운 임무를 저는 반드시 완수하고 싶어요.” “있잖아, 네 안의 인간을 우리가 소중히 키우면 착한 아이가 되지 않을까?” (138쪽)
#寶石の國 #市川春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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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적인 언어를 습득했나 보네요
→ 따로 말을 익혔나 보네요
→ 스스로 말을 깨쳤나 보네요
17쪽
머나먼 밤의 오랜 빛은
→ 머나먼 밤에 오랜 빛은
37쪽
구슬픈 말로를 맞이한
→ 구슬프게 끝난
→ 구슬프게 죽은
63쪽
과한 걱정이 현실이 돼서 인간을 만들어 낼지도
→ 걱정이 지나쳐 삶이 돼서 사람을 낳을지도
→ 걱정이 넘쳐 삶이 되면 사람이 태어날지도
87쪽
아름다움과 선함을 추구한 자들이 존재한 건 사실이니까요
→ 아름답고 착하게 산 사람은 틀림없이 있었으니까요
91쪽
근처에 있는 별에 불시착할게
→ 가까운 별에 내려앉을게
→ 옆에 있는 별에 내릴게
173쪽
누군가의 마음을 밝게 만들어주면 좋겠네
→ 누구라도 마음을 밝게 틔우기를 바라
→ 누구나 마음을 밝게 열기를 바라
→ 누구 마음을 밝힐 씨앗이기를 바라
→ 누구 마음을 밝히는 빛이기를 바라
192쪽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