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어제책 / 숨은책읽기 2025.8.2.

숨은책 1069


《할매하고 손잡고》

 권정생 글

 올바름

 1990.9.20.



  “대구시 동구 신암1동 714번지”에 있었다는 ‘올바름’이라는 곳에서 펴낸 《할매하고 손잡고》입니다. 이런 책이 있는 줄 2013년에 처음 알았고, 그 뒤로 헌책집을 돌고돈 끝에 열한 해가 지나고서야 드디어 저도 한 자락을 손에 쥐었습니다. 제가 만난 헌책은 1991년에 어느 분이 아이한테 건넨 손길이 묻었습니다. 1991년 9월에 ‘권정생 이야기책’을 받은 아이는 놀라운 사랑씨앗을 누린 셈입니다. 더구나 이 값진 책을 기꺼이 내놓아 헌책집에서 새롭게 이웃한테 퍼질 수 있었으니, 작은씨앗 한 톨로 작은숲을 베풀었습니다. 권정생 님이 남긴 글을 죽 보면, ‘시골·아이·작은·별·눈물·할매·할배·일하는 손·걷는 발·밥 한 그릇’ 같은 이야기가 줄줄이 흐릅니다. 권정생 님하고 마음동무인 이오덕 님도 이런 이야기를 꾸준히 남겼습니다. 두 분이 들려주려는 이야기는 ‘서울’도 ‘돈·이름·힘’도 아니요, ‘아파트·자동차·부동산·대학교’도 아닙니다. 두 분은 따갑게 나무라는 글도 제법 남겼되, 작은사람으로서 작은시골에서 작은마음을 짓는 작은씨앗을 늘 심었다고 느낍니다. 오늘날 누가 “할매하고 손잡고”나 “아이하고 손잡고” 같은 글감으로 이야기를 풀어낼 만할까요? 이 여름에 같이 땀흘리는 이웃은 누구인가요?


ㅍㄹㄴ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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