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5.7.12.
《국가가 아닌 여성이 결정해야 합니다》
시몬 베유 글/이민경 옮김, 갈라파고스, 2018.12.13.
낮에 노포나루로 간다. 대구로 건너가는 시외버스를 탄다. 빈자리가 많아 널널하다. 맨뒤에 앉아 해바라기를 하면서 멧숲바라기를 한다. 무릎에 책을 얹고서 멀거니 바깥을 본다. 푸르게 일렁이는 숲자락을 지켜본다. 부산하고 대구 사이는 ‘깊숲’이로구나. 어린날 내가 자라던 인천은 옆에 부천과 서울이 있는데, 옛 부천은 복사밭이 아름다웠으나 이제 모두 사라졌고, 인천과 부천·서울 사이에는 들숲이 아예 없다. 대구에 닿아 〈이육사 기념관〉을 구경한다. 엉성한 얼거리에 놀랐다. 〈코스모스북〉을 들르고서 〈북셀러 호재〉에서 책을 장만한다. 〈물레책방〉까지 마실하고서 부산으로 돌아간다. 큰고장에는 마을책집이 곳곳에 많다. 그렇지만 큰고장 이웃님은 마을책빛을 누릴 틈이 너무 밭아 보인다. 《국가가 아닌 여성이 결정해야 합니다》는 잘 나온 글이요 책이라고 느낀다. 책이름을 살짝 돌려서 “나라가 아닌 내가 해야 합니다”라든지 “나라가 아닌 아이가 해야 합니다”라든지 “나라가 아닌 어른이 해야 합니다”처럼 생각해 볼 만하다. 우리 삶은 우리가 지을 노릇이요, 우리 새길은 우리 손으로 빚을 노릇이며, 우리 꿈과 사랑은 우리가 저마다 다르게 가꿀 노릇이다. 어떤 우두머리도 아닌 ‘나·너·우리’가 할 일이다.
#Leshommesaussisensouviennent #Uneloipourlhistoire #SimoneWeil
ㅍㄹㄴ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