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내리고 풀은 자란다 인생그림책 42
이수연 지음 / 길벗어린이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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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책 / 그림책비평 2025.7.25.

그림책시렁 1607


《비가 내리고 풀은 자란다》

 이수연

 길벗어린이

 2025.4.14.



  “나를 반기는 사람”이 없어서 외롭다고 여기는 분이 많습니다만, “나를 안 반기는 놈”이라는 굴레를 내려놓으면, 그야말로 온누리 뭇사람이 서로 반갑게 마주보는 줄 알아차리게 마련입니다. “나를 반기는 사람”이라는 틀에 사로잡힌 나머지, “내가 반기는 사람”부터 찾을 노릇이라는 대목을 잊기 쉽습니다. 《비가 내리고 풀은 자란다》는 물빛그림으로 부드러이 ‘반가움(환영·환대의 위로)’을 다루는 듯싶지만, 이래야 하거나 저래야 한다고 자꾸 밀어붙이는 줄거리가 오히려 거북할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도 “나를 반기는 사람”은 풀꽃나무하고 말을 섞을 줄 압니다. “내가 반기는 사람”을 찾아나설 적에는 나부터 스스로 해바람비하고 말을 섞을 줄 알아요. 풀밭에 앉으면 풀포기가 반기는 소리를 느끼고 들을 만합니다. 숲에 깃들면 나무와 멧숲이 반기는 소리를 느끼고 들을 만하지요. 비가 오면 빗방울이, 새벽이면 이슬방울이, 냇가나 바닷가에서는 물방울과 바닷방울이 우리 누구나 반깁니다. “제발 외로운 나를 반기면서 달래어 줘!” 하고 외치지 않아도 됩니다. 아니, 외칠 까닭이 없습니다. 내가 반기는 풀을 풀 그대로 그리면 됩니다. 내가 반기는 나뭇잎을 나뭇잎 그대로 담으면 돼요. 뭉뚱그리지 말고 또렷이 붓을 쥐면 넉넉합니다.


+


《비가 내리고 풀은 자란다》(이수연, 길벗어린이, 2025)


진흙탕 물이 신발과 치마에 튀기 시작했다

→ 진흙물이 신발과 치마에 튄다

→ 진흙이 신발과 치마에 튄다

9쪽


궁금했다. 그 애가 이 안에서 보았다는 게 무엇인지

→ 그 애가 이곳에서 무엇을 보는지 궁금하다

→ 그 애가 여기서 무엇을 보는지 궁금하다

12쪽


이파리에 튀기는 빗방울 소리가 이렇게나 컸었나

→ 이파리에 튀기는 빗방울 소리가 이렇게나 크나

17쪽


이해가 안 돼. 벼락을 맞을 뻔한 거잖아

→ 말도 안 돼. 벼락을 맞을 뻔했잖아

→ 터무니없어. 벼락을 맞을 뻔했잖아

26쪽


번개로부터 나무가 나를 지켜주었다는 생각이 들어

→ 나무가 번개를 맞으며 나를 지켰구나 싶어

28쪽


그 애는 나를 부드러운 흙길과 폭신한 풀이 많은 쪽으로 걷게 해 주었다

→ 그 애는 나더러 부드러운 흙길과 폭신한 풀밭 쪽으로 걸으라 했다

36쪽


다시 빗소리가 거세졌다

→ 다시 빗소리가 거세다

56쪽


왜 이전에는 이 소리를 듣지 못했던 걸까

→ 왜 예전에는 이 소리를 못 들었을까

60쪽


작은 사람들이 환영의 박수를 치는 걸까

→ 작은사람이 반기면서 손뼉을 치나

→ 작은사람이 반갑다며 손뼉을 치나

62쪽


포근히 안아 주기도 한다는 것을

→ 포근히 안아 주기도 한다

84쪽


비 오는 날이 좋아질 것 같다

→ 비 오는 날이 반가울 듯하다

→ 비 오는 날이 기쁠 듯하다

91쪽


담벼락의 벌어진 틈새로 무릎이 지저분해져도

→ 담벼락 틈새를 기다가 무릎이 지저분해도

92쪽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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