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5.5.1.


《낮은 데서 시간이 더 천천히》

 황화섭 글, 몰개, 2023.7.28.



아침 일찍 움직인다. 일빛날(노동절)인 탓인지 인천에서 서울 가는 길이 퍽 느슨하다. 복판마을(센트럴시티)에 닿아서 한 시간쯤 기다리며 책을 읽는다. 구름이 놀랍도록 우람하다. 자리에 앉아서 자다가 읽다가 자다가 쓰는데, 뒤쪽에서 아줌마 서넛이 끝없이 떠든다. 다섯 시간 즈음 떠드는 목청이 대단하다. 고흥에 닿으니 빗줄기가 굵다. 비내음을 맡으며 집으로 돌아간다. 나흘 만에 집밥을 누리고 이야기를 잇고서 까무룩 곯아떨어진다. 빗소리가 포근히 재운다. 《낮은 데서 시간이 더 천천히》를 읽었다. 노래(시)를 이만 하게 쓰는 분이 첫 꾸러미를 내었다니 놀랍다. 그러나 꾸러미를 자주 많이 내어야 노래지기이지 않다. 느즈막이 첫 꾸러미를 내었어도, 노래지기 삶을 차곡차곡 풀어내어 이야기를 여밀 줄 알면 된다. 글멋이나 글치레가 아닌, 삶길과 살림길을 한 올씩 들려주면 된다. 별을 보면서 별을 느끼는 대로 이 마음을 옮기면 글이요 노래이다. 밤을 보내면서 밤빛을 느끼는 대로 이 하루를 적으면 글이자 노래이다. 자라는 아이들을 지켜보면서, 스스로 아이로 뛰놀며 자라던 길을 되새기면서, 앞으로 이 땅에서 태어나 살아갈 아이들이 물려받을 들숲메바다를 그리면서, 이대로 마음씨앗을 얹으면 늘 글씨앗이면서 노래씨앗이다.


ㅍㄹㄴ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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