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5.3.12.
《왜 우리는 차별과 혐오에 지배당하는가?》
이라영과 여섯 사람, 철수와영희, 2024.11.13.
해가 환하다. 구름이 살살 낀다. 어느덧 구름이 걷힌다. 읍내 나래터를 다녀오는 길에 저잣마실을 한다. 걸으면서 책을 읽다가 전봇대라든지 알림판 기둥에 부딪힐 뻔하다. 그냥 거닐 때에도 전봇대나 여러 기둥이 거님길 한복판에 있기에 거추장스러운데, 책을 읽으며 걷자니 더더욱 걸림돌이다. 거님길 한복판에 왜 전봇대나 기둥이 있어야 할까? 부릉부릉 달리는 길 복판에 있으면 어떻겠는가? 거님길이라면, 어버이가 아이 손을 잡고 느긋이 다닐 만한 너비로 마련해야 하지 않은가? 《왜 우리는 차별과 혐오에 지배당하는가?》를 읽었다. 틀림없이 옳고 바른 목소리를 차근차근 풀어내어 담았다고 본다. 다만, 일곱 글쓴이가 놓치는 대목이 눈에 뜨인다. 그들이 우리를 따돌리거나 미워하기에 따돌림판이거나 미움불씨가 퍼지지 않는다. 우리를 따돌리거나 미워하는 그들을 “우리가 먼저 스스럼없이 보아주지(용서) 않는 탓에 자꾸 싸우고 함께 다치거나 죽는다”고 할 만하다. 우리 옛말에 “미운아이 떡 하나 더 준다”가 있고, 거룩말씀에 “왼뺨을 때리면 오른뺨을 내민다”고 나온다. 사랑받지 않았다고 여기기에 이웃을 따돌리고 동무를 미워하는 ‘그들’은 우리한테서 떡(사랑)을 받고 싶어 한다. 그들이 밉말을 쏟건 말건 우리는 늘 사랑말을 펴고 살림을 짓고 삶말을 속삭이면 된다. 그들이 우리를 미워하거나 따돌린다고 여기면서, “우리도 똑같이 그들을 미워하고 손가락질하고 따돌리니까 자꾸자꾸 온나라에 밉질과 손가락질과 따돌림질이 더 불춤으로 번질 뿐”이다. 길풀이는 아주 쉽다. 나부터 그들을 보아주고 놓아주면 된다. 나부터 그들한테 떡 하나 더 주면서 빙그레 웃으면 된다. 나부터 서울을 떠나서 시골에서 조용히 살림을 지으면 된다.
ㅍㄹㄴ
※ 글쓴이
숲노래·파란놀(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