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5.1.6.
《사라지는 번역자들》
김남주 글, 마음산책, 2016.11.5.
낮에 나래터에 나갈까 하다가 그만둔다. 등허리가 몹시 결린다. 눕기도 힘들고, 앉거나 서도 결린다. 아무래도 하루치기로 부천을 다녀온 탓이다. 시골(전남 고흥)에서 큰고장(경기 부천)으로 가는 데에 길에서 여덟 시간을 보내는데, 돌아오는 길도 매한가지이니, 하룻밤 사이에 열여섯 시간을 길에서 보내느라 등허리가 쉴 틈이 없는 셈. 저녁에 곁님하고 두 아이가 밟고 눌러 준다. 조금조금 풀린다. 밤에 숨을 고르면서 별바라기를 한다. 《사라지는 번역자들》을 읽었다. 이웃말을 살펴서 우리말로 옮기는 일꾼이 사라진다는 줄거리인가 싶어 읽었으나 아주 딴 줄거리이다. 글쓴이가 제법 먼 이웃나라에서 옮김일을 배우면서 보낸 나날을 적은 삶글이다. 다만, 삶글이되 꽤 자랑하는 티가 흐른다. 마치 《사랑과, 사랑을 둘러싼 것들》(한강, 열림원, 2003) 같은 글결이다. 이 나라가 아닌 먼나라에서 ‘먼나라말’로 여러 나라 글이웃을 사귀면서 ‘뭇나라스럽게(글로벌하게)’ 놀고 지내면서 눈금(경력)을 ‘잘’ 쌓았다고 내세우는 듯하다. 이러한 삶도 틀림없이 삶이기에 삶글이지만, ‘배우며 기쁜 날’이나 ‘배우며 고단하고 배고픈 하루’나 ‘배우며 고개를 꺾고 눈물이 솟는 밤’이 아닌, 걱정없이 하늘하늘 춤춘 글이란 영 따분하다.
ㅍㄹㄴ
※ 글쓴이
숲노래·파란놀(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