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에게 우주가 필요한 이유 - 아동문학과 소수자 재현
송수연 지음 / 문학동네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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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듬읽기 / 숲노래 글손질 2025.1.24.

다듬읽기 250


《우리에게 우주가 필요한 이유》

 송수연

 문학동네

 2022.12.30.



  우리는 왜 하늘을 봐야 할까요? 하늘을 잊으면 하늘을 잃습니다. 하늘을 바라보기에 우리 보금자리부터 하늘빛으로 물들여요. 겨울하늘과 여름하늘이 다르고, 낮하늘과 밤하늘이 달라요. 그런데 서울뿐 아니라 큰고장은 다 똑같은 틀에 가둡니다. 하늘을 가두고 막을 뿐 아니라, 아예 하늘을 짚지 못 하는 오늘날입니다. 이런 얼거리는 《우리에게 우주가 필요한 이유》에도 고스란합니다. 모름지기 모든 어린이책은 ‘가르치(교훈·정의)’려고 쓰거나 읽지 않습니다. 모든 어린이책은 ‘나누(살림·사랑)’려고 쓰거나 읽습니다. 그런데 ‘아동문학평론’을 하려는 마음이 너무 앞선 나머지, 글을 글로 보기보다는 자꾸 칼질을 하는 얼거리로군요. ‘더 나은 글감과 줄거리’를 짜야 한다고도 밝히는데, 어린이책은 ‘올바름(정의)’이 아니라 ‘살림하는 사랑으로 숲을 품는 길’을 그리기에 아름답습니다. 예부터 모든 나라 어른과 어버이는 아이들한테 사랑을 물려주려고 이야기를 지었어요. 이렇게 해야 옳거나 저렇게 하니 틀리다고 갈라치기를 하려고 글을 쓰거나 책을 엮지 않았습니다. 무엇보다도 이 책에 담은 글결은 어른이한테 안 어울립니다. 빗글(평론)도 어린이 곁에 서는 말씨로 가다듬어야 빗글답다고 여겨요. 우리가 어린이책을 읽을 적에는 그저 ‘어린이·아이’라고만 합니다. 일본스런 한자말로 ‘소녀·소년’을 안 가릅니다. 어린이책은 ‘갈라치기(성별 구분)’가 아닌 ‘어깨동무·손잡기·어울림’을 그리는 첫길이요 첫꽃입니다. 하늘을 보셔요. 어느 하늘도 왼하늘이나 오른하늘이지 않습니다. 어느 하늘빛도 순이나라나 돌이나라가 아닙니다. 하늘은 늘 ‘아우르는 파란바다 같은 하나’입니다.


ㅅㄴㄹ


《우리에게 우주가 필요한 이유》(송수연, 문학동네, 2022)


모든 종류의 이야기를 좋아했다

→ 모든 이야기를 즐겼다

→ 모든 이야기를 읽었다

4쪽


국문학과에 가고

→ 글꽃갈에 가고

→ 배달글밭에 가고

→ 우리글밭에 가고

4쪽


예민하고 뾰족했던 나는 아동문학 속에서 아주 조금씩 다듬어지고 수그러들었다

→ 나는 까다롭고 뾰족했는데 어린글꽃을 읽으며 아주 조금씩 다듬고 수그러든다

→ 나는 뾰족했지만 씨앗글을 읽으며 아주 조금씩 다듬고 수그러든다

5쪽


이론과 실제는 원종찬 선생님께 배웠다

→ 틀과 바탕은 원종찬 님한테서 배웠다

→ 읽기와 쓰기는 원종찬 님이 가르쳤다

7쪽


고개 숙여 감사드린다

→ 고개를 숙인다

→ 고맙다고 여쭌다

→ 고맙다

7쪽


문학의 존재 이유를 다시 묻는 키워드이다

→ 글이 왜 있는지 다시 묻는 말마디이다

→ 글꽃이 어떤 뜻인지 다시 묻는 밑말이다

14쪽


소녀는 소년의 주변인으로 존재했다

→ 순이는 돌이 둘레에 있었다

→ 가시내는 머스마 곁을 맴돌았다

20쪽


희생과 헌신의 아이콘으로 기능했다

→ 내던지고 바치는 얼굴이었다

→ 땀흘리고 모시는 그림이었다

→ 몸바치고 땀흘리는 길이었다

20쪽


이런 상황에서 사춘기 소녀를 위한 걸스 스토리를 내세운

→ 이런 판에 푸른순이 이야기를 내세운

20쪽


몇몇 작품이 직조한 소녀들은 최근 진일보한

→ 몇몇 글이 여민 순이는 요즈음 거듭난

→ 몇몇 글자락이 엮은 아이는 요사이 드높은

21쪽


사랑과 우정 사이의 줄다리기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는데

→ 사랑과 동무 사이로 줄다리기를 한판 벌이는데

→ 사랑이냐 벗이냐로 뜨겁게 줄다리기를 하는데

→ 사랑이냐 믿느냐로 바야흐로 줄다리기인데

22쪽


질투와 미움이 마치 소녀의 전유물인 양 그려지는 방식은

→ 마치 순이끼리 샘내고 미워하는 듯 그리는 얼개는

→ 마치 가시내만 시샘하고 미워한다고 그리는 틀은

22쪽


아쉬운 점이 많은 작품이다

→ 아쉽다

→ 많이 아쉽다

33쪽


자신의 욕망을 드러내는 여성은 마녀 혹은 팜므파탈로 그려졌다

→ 제 마음을 드러내는 순이는 나쁘거나 사납다고 그렸다

→ 제 꿈을 드러내는 가시내는 고약하거나 망나니로 그렸다

36


오랜 기근에서 벗어나 기지개를 켜고 있다

→ 오래 메말랐는데 기지개를 켠다

52


누군가는 민폐녀, 민폐남의 뜻이나 용례 따위가 뭐 그리 중요하냐고 물을 수 있다

→ 누구는 밉순이 밉돌이 뜻이나 쓰임새 따위가 뭐 그리 대수롭냐고 물을 수 있다

59


이 미래는 우리 안에 이미 도착해 있다고

→ 이 앞날은 우리한테 이미 다가왔다고

→ 이 앞길은 우리가 이미 다다랐다고

81


기존 다문화 아동문학에서 이주민의 언어를 재현하는 방식은 보통

→ 그동안 나란살림 이야기에서 이웃말을 되살리는 길은 으레

99


우리에게 두 가지 화두를 던진다

→ 우리한테 두 가지를 묻는다

114


악마적이라 할 만큼 강렬한 인상을 남기는 서두와 희망의 끈을 놓치지 않으려는 결말이 빚어낸 기묘한 불완전 협화음이야말로

→ 모질게 새기는 첫머리와 꿈을 놓치지 않으려는 마무리가 뒤엉킨 얼개야말로

→ 차갑게 그리는 첫자락과 빛을 놓치지 않으려는 끝자락이 뒤섞인 줄거리야말로

123


서있는 고민의 자리라는 생각이 들었다

→ 곰곰이 선 자리라고 느낀다

→ 생각하며 선 자리라고 본다

→ 헤매며 선 자리라고 여긴다

123


김동해와 공화주는 아웃사이더다

→ 김동해와 공화주는 겉돈다

→ 김동해와 공화주는 바깥이다

→ 김동해와 공화주는 구석이다

142


가령 ‘하다’와 ‘말’은 가치중립적이다

→ 일테면 ‘하다’와 ‘말’은 수수하다

→ 그래서 ‘하다’와 ‘말’은 투박하다

142


이야기를 나누는 일이었다

→ 이야기를 했다

→ 생각을 나누었다

167쪽


학생들과의 만남은 재미있었고, 반응도 좋은 편이었다

→ 아이들과 만나며 재미있고, 다들 반긴다

→ 푸름이와 만나면 재미있고, 함께 즐겁다

167쪽


때로는 물음표를 던지면서

→ 때로는 갸웃하면서

→ 때로는 궁금해 하면서

194쪽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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