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4.11.20.
《아무도 잊혀지지 마라》
점좀빼 글·사진, 숨쉬는책공장, 2014.5.2.
저잣마실을 간다. 이레쯤 앞서까지는 고흥읍으로 저잣마실을 갈 적에 나래터(우체국)에 들러서 〈무등일보〉하고 〈전남일보〉를 구경했는데, 나래터에 더는 ‘전라남도 새뜸(신문)’이 없다. 아무도 안 들추고 오직 나만 이 새뜸을 읽는다고 느꼈으니, 더는 안 놓을 만하다. 시골에서 살며 이 시골 언저리에서 무슨 일이 있는지 아예 눈을 떼는 셈인데, 그렇다면 뭘 보는 전남내기인가? 스스로 눈을 감고 닫으면서 무엇을 알거나 읽거나 보는가? 《아무도 잊혀지지 마라》를 모처럼 되읽었다. 잊히지 않기를 바라기에 “잊혀지지 마라”하고 외칠 텐데, 오히려 이렇게 외칠수록 쉽게 빠르게 훅 잊힌다. 왜 그럴까? 목소리만 앞세우니 자꾸자꾸 잊힌다. 생각해 보자. “나를 싫어하지 마셔요” 하고 외친다면 도리어 싫어하게 마련이다. “나를 버리지 마셔요” 하고 외치니 거꾸로 버린다. 옭아매려고 하니 달아난다. 사랑이 아니니 올무를 씌워서 붙들려고 한다. 글·그림·빛꽃(사진) 모두 목소리가 아닌 삶·살림·사랑을 숲빛으로 담으면 된다. 보금자리를 왜 짓는가? 아이들하고 포근하게 어울리면서 사랑을 씨앗으로 물려주려는 뜻일 테지. 왜 찍고 왜 그리고 왜 쓰는가? 온누리를 사랑으로 짓고 일구는 손빛을 나누려는 뜻이지 않은가?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