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삶읽기 / 숲노래 마음노래
하루꽃 . 올챙이 2024.6.29.흙.
“개구리가 올챙이 적을 모른다”고들 말하는데, 참말로 개구리는 올챙이 적을 모를까? 두 가지야. 올챙이로 놀던 몸이 물뭍을 마음껏 드나들려면, “물에서만 살 수 있는 옛몸”인 올챙이를 송두리째 내려놓을 일이야. 다 잊어야지. 모두 벗어야 한단다. 개구리로 살아갈 숨결이 “올챙이 적 마음”을 붙들면 어떡하겠어? 그런데 다른 하나가 있어. “올챙이로 살던 몸을 하얗게 비우되, 올챙이로 지내던 마음을 고스란히 품고서, 개구리라는 새몸을 기쁘게 받아들여서 노래할” 수 있단다. 이때에 ‘올챙이 적 떠올리는 개구리’는 사랑을 문득 깨달아서 몸에서 ‘숨씨’가 깨어나는 줄 알아차리고, 이 작고 새로운 숨씨를 풀어놓아서 “새 올챙이가 태어나도록 짝을 맺고 알을 낳는”단다. “다 잊기”만 하면, 사랑을 깨닫지 않아. 사로잡힐 적에도 사랑하고 멀어. “다 읽기”를 하면서 “다 잇기”를 할 적에 어느덧 “다 있기”라는 새빛을 스스로 일으켜서 “다 이루기”를 한단다. 아기로 태어나고 아이로 놀고 노래하고 소꿉하던 나날을 다 잊은 몸으로 함부로 짝을 맺거나 아기를 낳으려 하면 어떻겠니? 바로 이 철없고 어리석고 얼뜨고 바보스럽고 멍청한 마음이자 몸인 사람을 가리켜서 “개구리 올챙이 적 모른다”처럼 넌지시 타이르며 가르친단다. 넌 무엇을 보니? 넌 무엇을 배우니? 넌 무엇을 하니? 넌 철들려 하니? 넌 깨달으려는 하루이니? 넌 노래하고 살림하며 웃는 오늘이니? 넌 무엇이니? 넌 어떤 넋이자 숨결이니? 가만히 네 몸과 마음을 짚어 보렴. 네가 선 곳을 되새기고, 네 몸짓과 마음씨를 추스르렴.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