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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드문 1
황미나 지음 / 학산문화사(만화) / 2017년 8월
평점 :
숲노래 그림꽃 / 숲노래 만화책 . 만화비평 2024.7.22.
만화책시렁 551
《레드문 1》
황미나
애니북스
2004.2.1.
엊그제 밤에 달이 꽤나 비추었습니다. 이제는 아는 분이 많을 테지만, ‘달’은 ‘빛’을 안 내는 ‘돌’입니다. 햇빛을 튕겨서 푸른별로 보낼 뿐인 ‘딸린 돌’이 ‘달’입니다. 더구나 달은 돌지도 않습니다. 늘 똑같은 모습만 푸른별을 쳐다보는 ‘뭔가 숨긴 돌덩이’입니다. 스스로 돌면서 빛을 내는 곳은 ‘별’이라고 합니다. 별바라기를 하는 사람은 스스로 빛나는 넋으로 나아간다면, 달바라기를 하는 사람은 누가 억누르거나 시키거나 들이미는 굴레에 갇히게 마련입니다. 《레드문》을 오랜만에 되읽습니다. 갓 스무 살로 접어들며 인천을 떠나 서울에서 지내던 무렵 띄엄띄엄 읽다가 싸움터(군대)에 가야 했고, 드디어 싸움터에서 살아남아 삶터로 돌아온 뒤에 마저 읽었어요. 예전이나 오늘이나 이 《레드문》에서 아쉽다면 바로 ‘달(moon)’입니다. 우리말 ‘딸’은 ‘달’하고도 맞물리지만, 두 낱말은 밑동에서 얽히기는 해도 ‘달라’요. ‘딸’은 ‘따(따갑다·가시)’하고 ‘딸기(가시가 있는 달콤한 열매)’하고 맞물립니다. 순이를 가리키는 ‘가시내’에서 ‘갓’은 ‘메(산)’이면서 갓(꼭대기·모자)이요 가시(힘)이거든요. ‘붉은달’이 아닌 ‘붉은별’로 지난삶과 오늘날을 맞물리는 길을 바라볼 수 있다면, 얼거리와 줄거리뿐 아니라, 어제에도 오늘에도, 또 모레에도 이 땅(별)에서 우리가 어떻게 빛나는 넋인 줄 눈부시게 담아냈겠다고 느낍니다. 네, ‘땅 = 딸 = 별’이기도 합니다.
ㅅㄴㄹ
‘잘못 봤겠지. 잘못 본 거야. 잘못. 하지만, 정말 그 말대로 피할 필요 없어. 어제도 이겼잖아?’ (21쪽)
“이 정도도 이겨내지 못해서야 태양이라 할 수 없지.” “나, 난, 태양이가 아니라 태영이에요.” “그래, 태영, 난 언제나 그대를 도울 수가 없으니 스스로 강해지도록.” (127쪽)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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