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가 늘어나는 임금님 내 친구는 그림책
요코타 미노루 글.그림, 이영준 옮김 / 한림출판사 / 2000년 1월
평점 :
절판


숲노래 그림책 / 그림책비평 2024.7.18.

그림책시렁 1404


《코가 늘어나는 임금님》

 요코타 미노루

 이영준 옮김

 한림출판사

 1994.4.30.



  임금이라는 자리는 왜 있어야 할까요? 지난날에는 ‘임금’이는 우리말을 썼다면 오늘날에는 ‘대통령’ 같은 일본말을 씁니다만, ‘우두머리’나 ‘윗자리’는 굳이 있어야 할는지 곱씹을 노릇입니다. 위에서 내려다보며 이것저것 시키는 자리로는 아무런 살림길이 아닐 뿐 아니라, 윗자리도 밑자리도 나란히 찌들거나 곪아요. 《코가 늘어나는 임금님》은 아주 조그마한 나라에서 ‘갇힌 임금’이기보다는 ‘즐겁게 뛰놀고 싶은 사람’을 보여줍니다. 위에서 우쭐거리면서 손가락에 물 한 방울 안 묻히는 나날이 즐겁지 않다지요. 위에서 점잔을 빼며 번들거리는 옷을 늘어지게 차려입기보다는, 동무나 이웃하고 왁자지껄 놀고 일하고 어울리기를 바란다지요. 곰곰이 보면, 예나 이제나 임금이건 대통령이건 너무 높다란 뾰족집에 갇힌 얼거리입니다. 밥술이야 손수 뜨겠지만, 저잣마실을 하거나 설거지를 하거나 빨래를 할는지 아리송합니다. 걷고 두바퀴를 달리고 시골버스를 탈 일이 없을는지 몰라요. 요새는 나라지기뿐 아니라 고을지기(지자체장)조차 안 걸어다니는걸요. 그런데 ‘삶을 모르는 우두머리’는 바로 우리가 올려세운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 삶이 고되다고 여기는 나머지, 우두머리 굴레를 부러워하는 마음이 모여 굴레가 생겨요.


#?田稔 #はなののびるおうさま

#はじめてのおでかけ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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