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우리말

얄궂은 말씨 919 : 취향의 원 안 것들 편협 독자


조그만 취향의 원 안에서 빙빙 돌며 좋아하는 것들만 좋아하던 편협한 독자였다

→ 조그만 울타리에서 빙빙 돌며 좋아하는 글만 좋아해 왔다

→ 조그맣게 맴돌며 좋아하는 글만 읽어 왔다

→ 좁게 빙빙 돌며 좋아하는 글만 읽었다

《책과 우연들》(김초엽, 열림원, 2022) 10쪽


우리말 ‘좋아하다’를 한자말로 옮기니 ‘취향’입니다. 이 보기글은 “취향의 원 안에서 빙빙 돌며 좋아하는 것들만 좋아하던”처럼 적으면서 겹말인 얼개이기에, “조그만 울타리”나 “조그맣게 맴돌며”로 손질할 만합니다. “좋아하는 글만 좋아해 왔다”로 더 손질하거나, “좋아하는 글만 읽었다”로 다시금 단출히 손질할 수 있어요. 좁게 빙빙 돌기에 나쁘지 않아요. 사랑이라는 마음이라면, 좁거나 넓다는 굴레가 없습니다. 사랑이 아닌 ‘좋아함’이라는 굴레를 씌운다면, 아무래도 사랑이 없이 맴돌기만 할 테고요. ㅅㄴㄹ


취향(趣向) : 하고 싶은 마음이 생기는 방향. 또는 그런 경향

원(圓) : 1. 둥글게 그려진 모양이나 형태 2. [수학] 일정한 점에서 같은 거리에 있는 점들의 집합

편협(偏狹) : 1. 한쪽으로 치우쳐 도량이 좁고 너그럽지 못함 2. 땅 따위가 좁음

독자(讀者) : 책, 신문, 잡지 따위의 글을 읽는 사람 ≒ 간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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