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우리말

얄궂은 말씨 1243 : 사진의 피사체 세월의 흔적 -의 것


사진의 피사체로서야 세월의 흔적이 가득 묻은 할머니 할아버지의 얼굴만큼 훌륭한 것이 없다

→ 담는 빛으로는 삶자국이 가득한 할머니 할아버지 얼굴이야말로 훌륭하다

→ 살아온 자국이 가득한 할머니 할아버지 얼굴이야말로 훌륭한 빛이다

→ 살아온 나날이 가득한 할머니 할아버지 얼굴을 담으면 그야말로 훌륭하다

《일인용 책》(신해욱, 봄날의책, 2015) 172쪽


살아온 자국이 가득한 할머니 얼굴을 찰칵 담으면 훌륭할 수 있습니다. 살아온 나날이 가득한 할아버지 얼굴도 가만히 담으면 훌륭할 만합니다. 다만, 무엇을 빛으로 담든 아름답게 마련입니다. 더 낫거나 훌륭하지 않습니다. 물끄러미 바라보다가 가만히 옮기는 손길이 아름답다면, 아기를 찍든 할매를 찍든 아름다워요. 스스로 하루를 사랑으로 짓는 마음으로 찰칵찰칵 그릴 적에는, 돌멩이를 그리든 구름을 구리든 늘 빛납니다. 어느 곳에나 삶자국이 흐릅니다. 삶자취가 없는 사람이나 살림은 없습니다. 빛을 읽기에 빛을 담고, 빛을 나누려는 마음이기에 언제나 사랑으로 찍습니다. ㅅㄴㄹ


사진(寫眞) : 1. 물체의 형상을 감광막 위에 나타나도록 찍어 오랫동안 보존할 수 있게 만든 영상 2. 물체를 있는 모양 그대로 그려 냄. 또는 그렇게 그려 낸 형상

피사체(被寫體) : 사진을 찍는 대상이 되는 물체

세월(歲月) : 1. 흘러가는 시간 ≒ 나달·세화·연광·연화·오토 2. 지내는 형편이나 사정. 또는 그런 재미 3. 살아가는 세상

흔적(痕跡/痕迹) : 어떤 현상이나 실체가 없어졌거나 지나간 뒤에 남은 자국이나 자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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