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우리말

얄궂은 말씨 1092 : 이것 각성시킬 좋은 기회



각성(覺醒) : 1. 깨어 정신을 차림 ≒ 성각 2. 깨달아 앎 3. 정신을 차리고 주의 깊게 살피어 경계하는 태도 = 경각성

기회(機會) : 1. 어떠한 일을 하는 데 적절한 시기나 경우 2. 겨를이나 짬



우리말은 앞말을 ‘이것·그것’으로 안 받습니다. 보기글은 “이것은 기회일지도”인 얼개인데, “이 일은 -ㄹ지도”로 손보거나 “일일지도”나 “있을지도”로 손봅니다. 한자말 뒤에 ‘-시키다’를 붙일 적에도 안 어울립니다. ‘해방시키다’가 아닌 ‘풀다·풀리다·풀려나다’로 적어야 맞고, ‘각성시키다’가 아닌 ‘깨다·깨우다·깨어나다’나 ‘눈뜨다·일어서다’로 적어야 맞습니다. 어느 때부터인가 이 글월처럼 “좋은 무엇” 같은 옮김말씨가 번집니다만, ‘좋은’은 그저 덜면 됩니다. ‘기회’란 “좋다고 여길 틈”이나 “알맞다고 여길 때”이기에 “좋은 기회”는 겹말이기도 합니다.



이건 오반을 각성시킬 좋은 기회일지도 몰라

→ 오반을 깨울 일일지도 몰라

→ 오반이 일어설 틈일지도 몰라

→ 오반을 틔울 수 있을지도 몰라

→ 이 일로 오반이 눈뜰지도 몰라

→ 이 일로 오반이 철들는지도 몰라

→ 이 일로 오반이 느낄는지도 몰라

《드래곤볼 슈퍼 22》(토요타로·토리야마 아키라/유유리 옮김, 서울문화사, 2024) 5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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