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사의 혼잣말 10 - 마오마오의 후궁 수수께끼 풀이수첩
쿠라타 미노지 지음, 시노 토우코 그림, 유유리 옮김, 휴우가 나츠 원작 / 서울미디어코믹스(서울문화사)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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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듬읽기 / 숲노래 글손질 2023.12.23.

다듬읽기 67


《약사의 혼잣말 10》

 휴우가 나츠 글

 쿠라타 미노지 그림

 유유리 옮김

 서울미디어코믹스

 2021.5.30.



  《약사의 혼잣말 10》(휴우가 나츠·쿠라타 미노지/유유리 옮김, 서울미디어코믹스, 2021)을 읽으면서 생각합니다. 지난날 임금 둘레에서 벌어진 일을 그린다면서 굳이 안 써도 될 한자말이 꽤 나옵니다. 글로 남길 적에는 한자로 적었을는지 모르나, 입으로도 그런 말을 썼을까요? 더구나 예전 한자말씨를 살린다고 하면서, 막상 요즈음 한자말씨가 섞인다면 어떤 모습이라고 보아야 할까요? 옛자취를 다루는 글이나 책은 으레 한자말을 써야 어울린다고 잘못 여깁니다. “선물한 것도 도발”이나 ‘사례’나 “기념적인 1기생 선발”이나 “너 같은 것보다” 같은 말씨를 지난날 임금 둘레에서 쓸 턱이 없습니다. 줄거리를 알뜰히 짜는 데에만 마음을 기울이지 말고, 말을 말답게 풀어내어 들려주는 대목에도 마음을 기울이기를 바랍니다. 오늘 우리가 누리는 이야기라면 ‘오늘말’로 수수하게 쓰는 길이 한결 낫습니다.


ㅅㄴㄹ


거울을 선물한 것도 도발이었을지 모르겠네

→ 거울도 들쑤시려고 주었을지 모르겠네

→ 거울도 맞받으려고 주었을지 모르겠네

14쪽


다음에 사례해야겠어

→ 다음에 절해야겠어

→ 다음에 엎드려야겠어

39쪽


기념적인 1기생으로 선발됐거든

→ 뜻깊은 첫자리로 뽑혔거든

→ 기릴 만한 첫또래가 되었거든

48쪽


2, 3일 정양하면 나을 것 같은데

→ 이틀쯤 쉬면 나을 듯한데

→ 사흘쯤 추스르면 낫겠는데

62쪽


너 같은 것보다 내가 더 국모에 어울려

→ 너보다 내가 더 곁임금에 어울려

→ 너보다 내가 더 빛순이에 어울려

136쪽


석녀가 되어 화원에서 시들어버리라지

→ 돌계집 되어 꽃밭에서 시들어버리라지

→ 돌순이 되어 꽃뜰에서 시들어버리라지

137쪽


분꽃의 종자 안에는 가루가 들어 있는데

→ 가루꽃 씨앗에는 가루가 들었는데

156쪽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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