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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와 할아버지 3
네코마키 지음, 오경화 옮김 / 미우(대원씨아이) / 2017년 5월
평점 :
숲노래 만화책 2023.5.30.
만화책시렁 544
《고양이와 할아버지 3》
네코마키
오경화 옮김
미우
2017.5.31.
누구나 무엇이든 그릴 수 있습니다. 그런데 숱한 사람들은 ‘무엇이든’ 그릴 수 있으나 ‘아무것이나’ 그리더군요. ‘무엇(어떤 것)이나’ 그려도 뜻있습니다만, 왜 ‘무엇(어떤 것)’이 아닌 ‘아무것’이나 그릴까요? 수수께끼인 ‘아무것·무엇’이 참말로 뭔지 헤매면서 헤아리고 살았는데, 스스로 참(진실)을 바라보면서 품으려고 하는 길이라면, 언제나 ‘무엇이든 품어서 풀어내’는데, 스스로 거짓(사실)에 휩싸이면서 기울어지는 굴레라면, 언제나 ‘아무것이나 퍼뜨리’더군요. 《고양이와 할아버지 3》을 펴면, 일본이 저지른 싸움판(태평양전쟁) 이야기가 꽤 나옵니다만, 그린이는 슬슬 내빼기만 합니다. ‘일본이 저지른 싸움’이 아닌 ‘어쩌다 일어난 싸움에서 일본이 스스로 제 나라를 지켜야 한다’는 마음만 보여줍니다. 섬마을 고양이랑 할아버지를 그림꽃으로 상냥하게 다루는 듯한 꾸러미이지만, 여태 나온 이 꾸러미를 다시 하나씩 짚으면서 읽어 보자니, “아, 온통 거짓말이었구나!” 싶더군요. ‘섬마을 고양이랑 할아버지’가 거짓말이 아니라, 이쁘장한 겉발림으로 나아가기만 하는 얼거리라는 뜻입니다. 섬에서 한갓지게 고양이랑 노니는 삶이 나쁠 일은 없어요. 그저 ‘섬에 이쁘게 가둘’ 뿐입니다.
‘이 직후, 아버지는 두 번째 소집을 당했고, 엄마는 내심 각오를 하셨다고 한다. 다행히 오른쪽 다리에 총탄이 관통하는 부상을 입고도 일본에 돌아오셨다.’ (90쪽)
“나한텐 네가 있으니까, 아직은 좀더 오래 살아야지. 허허허, 내 간병도 너한테 맡기마.” (174쪽)
《고양이와 할아버지 3》(네코마키/오경화 옮김, 미우, 2017)
아버지는 두 번째 소집을 당했고
→ 아버지는 둘째로 끌려갔고
→ 아버지는 다시 붙들렸고
90쪽
선착장에 가게가 생겼길래
→ 나루에 가게가 생겼길래
→ 뱃나루에 가게가 생겼길래
155쪽
내 간병도 너한테 맡기마
→ 나도 네가 돌봐주라
→ 네가 나를 보살펴 주라
174쪽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