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벌 거부 선언 - 폭력을 행하지도 당하지도 않겠다는 53인의 이야기
청소년인권행동 아수나로 기획 / 교육공동체벗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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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 숲노래 책읽기 2023.4.27.

다듬읽기 7


《체벌 거부 선언》

 아수나로 엮음

 교육공동체벗

 2019.5.5.



《체벌 거부 선언》(아수나로 엮음, 교육공동체벗, 2019)을 읽었습니다. 뜻있게 엮은 책이라고 보면서 여러모로 아쉽습니다. ‘체벌’이란 무엇일까 하고 곰곰이 되물으며 헤아리지는 못 하는구나 싶고, ‘거부’나 ‘선언’은 또 무엇인지 찬찬히 새기지 않았구나 싶어요. ‘체벌·거부·선언’ 세 낱말 모두 우리말 아닌 ‘일본 제국주의·군국주의 한자말’입니다. 매질이나 주먹질을 거스르거나 손사래치겠다고 외치거나 밝히겠다면, 우리 삶터에 스미거나 깃든 모든 굴레하고 멍울부터 씻고 털어낼 노릇입니다. 이 작은 낱말 하나에까지 총칼(군사·독재주의) 기운이 흘러요. 이런 일본 한자말을 떨쳐내지 못하거나 않는다면, ‘아무렇지 않게 쓴 작은 말씨 하나’가 말주먹(언어폭력)이 되는 얼거리를 못 읽고 안 느낄 테지요. 모든 열매는 암꽃하고 수꽃이 만나야 씨앗을 맺고 영글어서 얻습니다. 순이돌이가 어깨동무를 사랑으로 하면서 살림길을 새롭게 짓는 보금자리를 찾아야 비로소 삶입니다.


ㅅㄴㄹ


아이들의 애원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 아이들이 매달려도 아랑곳하지 않고

→ 아이들이 울어도 아랑곳하지 않고

 17쪽


훈육으로서 매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 가르치며 매를 들어야 한다고 여겼다

→ 매로 길들여야 한다고 보았다

 18쪽


많은 사람들이 체벌이 학대인 줄 모르기도 한다

→ 숱한 사람들이 매가 주먹질인 줄 모르기도 한다

→ 사람들은 매바심이 막짓인 줄 모르기도 한다

 31쪽


강아지 조이와 함께 살기 시작했다

→ 강아지 조이와 함께살았다

→ 강아지 조이하고 살았다

 34쪽


한글을 가르치면서 아이의 학습 능력은 고려하지 않고

→ 한글을 가르치면서 아이 눈높이는 헤아리지 않고

→ 한글을 가르치면서 아이 머리는 따지지 않고

→ 한글을 가르치면서 아이 눈은 쳐다보지 않고

 39쪽


더 구체적으로 표현하면 대화와 존중이다

→ 더 깊이 말하면 이야기와 높이기이다

→ 더 또렷이 말하면 얘기와 섬김이다

 40쪽


정말 좋은 친구는 수평적인 관계에서 상대방을 존중하는 친구입니다

→ 참다운 동무는 나란히 서서 아낄 줄 압니다

→ 참된 동무라면 어깨동무하며 서로 헤아립니다

 55쪽


반대로 나도 페미니즘이 해일처럼 몰려오는 시대에 남자로 살면 느끼게 된다는 억울함(?)에 귀 기울이지 않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 거꾸로 나도 순이너울이 몰려오는 때에 돌이로 살면 느낀다는 눈물(?)에 귀 기울이지 않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 그러나 나도 온하나가 몰려오는 때에 사내로 살면 느낀다는 눈물꽃(?)에 귀 기울이지 않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57쪽


무방비 상태로 고성의 쌍욕을 들었을 때 분노했으면서

→ 갑자기 내지르는 막말을 들었을 때 불탔으면서

→ 그냥 질러대는 구정말을 들었을 때 발끈했으면서

 58쪽


매를 맞을 때 느낀 것은 단지 아픔만이 아닙니다

→ 매를 맞을 때 그저 아픔만 느끼지 않습니다

→ 매를 맞으면 아프기만 하지 않습니다

 62쪽


가정 밖에서 타인에게 가하는 폭력은 범죄다

→ 집 밖에서 남을 때리면 잘못이다

→ 집 밖에서 남을 괴롭히면 옳지 않다

 67쪽


체벌은 체념을 만든다

→ 때리니 마음이 죽는다

→ 때리니까 멍든다

→ 매질로 그늘이 생긴다

 124쪽


학교폭력에 대한 대안을 찾는 간담회 자리에서 있었던 일이다

→ 배움막짓을 풀 새길을 찾는 이야기 자리에서 있던 일이다

 177쪽


자신보다 힘을 가진 존재에겐 굴종하고 반대의 관계에선 군림하는 감각을 갖게 하는 데 일조한 건 아닐까

→ 저보다 힘세면 굽신하고, 거꾸로이면 깔고앉도록 이바지하지 않았을까

→ 나보다 힘있으면 숙이고, 힘없으면 윽박지르도록 이바지하지 않았을까

 193쪽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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