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책숲
책숲하루 2022.9.22. 빛깔말
―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 (국어사전 짓는 서재도서관)
: 우리말 배움터 + 책살림터 + 숲놀이터
남양주 마을책집을 다녀오면서 장만한 어느 그림책은 온통 ‘파랑’을 들려주는데, 책이름은 ‘푸른’으로 적더군요. ‘blue’를 ‘파란’ 아닌 ‘푸른’으로 옮긴 셈인데, 어른책뿐 아니라 어린이책이나 그림책이 이렇게 우리말을 잘못 쓰면 어린이는 빛깔말을 비롯해 우리말을 엉성하게 받아들이고 맙니다.
풀빛이기에 ‘푸르다’입니다. 하늘빛처럼 파랗기에 ‘파랑’입니다. “푸른들에 파란하늘”인데, 잘 가리는 어른이 있으나 못 가리거나 안 가리는 어른이 꽤 많더군요. 안 되겠구나 싶어서 ‘빛깔말 말밑 이야기’를 새롭게 씁니다. 그동안 여러모로 생각한 바도 있고, 말밑찾기(어원연구)로 여러 빛깔말 뿌리를 캐내기도 했는데, 글을 다 여미고 보니 ‘빛깔말을 한자리에서 들려준 글’은 오늘에서야 처음 썼더군요.
읍내로 저잣마실을 다녀오려면 곧 시골버스를 타야 합니다. 읍내를 다녀오고서 ‘푸르다·파랗다’하고 얽혀 어른들이 잘못 쓰는 말버릇을 넌지시 타이르는 글을 하나 더 쓰려고 합니다. 오늘 새벽에는 ‘한글·훈민정음’ 두 가지 이름을 아무렇게나 섞어서 쓰는 적잖은 어른(지식인·교수·학자)를 부드러이 나무라는 글을 새로 추슬렀습니다.
우리가 어른이라면 스스로 생각해야 합니다. 얕은 부스러기(지식)에 기대지 말고, 몇몇 책에 따르지 말아야지요. 삶을 보고 살림을 살피고 사랑을 그리면서 숲빛으로 여밀 노릇입니다. 정 종이책에 기대고 싶다면, 종이책을 100만 자락쯤은 읽기를 바라요.
저는 열여덟 살부터 마흔일곱 살에 이르도록 100만 자락을 훌쩍 넘을 만큼 온갖 책을 읽었습니다. 그런데 100만 자락이 넘는 책을 읽으며 무엇을 깨달았느냐 하면, ‘책을 더 읽거나 더 기댈수록 스스로 바보라는 우물에 갇힌다’입니다. 아이들하고 살림을 함께 짓고, 손수 집안일을 맡아서 노래하고, 부릉이(자동차)가 아닌 두 다리하고 자전거로 움직이지 않으면, 이 삶을 담아낸 말을 제대로 읽거나 느끼거나 알 수 없겠더군요. 그리고, 말글을 다루는 일을 하는 사람이라면 서울(도시)이 아닌 시골에서 조용히 보금자리를 일구면서 숲을 품어야 합니다. 우리말도 일본말도 중국말도 영어도 라틴말도 밑뿌리는 다 ‘숲’에서 왔습니다. 숲을 모르거나 등진다면 말하기도 글쓰기도 거짓이나 눈속임이나 겉치레나 허울좋은 껍데기로 그칩니다.
ㅅㄴㄹ
* 새로운 우리말꽃(국어사전) 짓는 일에 길동무 하기
http://blog.naver.com/hbooklove/220188525158
*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 지기(최종규)가 쓴 책을 즐거이 장만해 주셔도 새로운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짓는 길을 아름답게 도울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