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2.7.25.


《마리의 봄》

 프랑소아즈 글·그림/정경임 옮김, 지양어린이, 2003.11.6.



다음달에 제주 〈노란우산〉에서 ‘노래그림잔치(동시그림전시)’를 연다. 그때에 쓸 노래그림판 꾸러미를 부치러 우체국으로 간다. 꾸러미가 커서 시골버스에 싣고 읍내 우체국을 다녀온다. 바깥마루에 쌓은 책을 조금 치운다. 아이들은 곁님하고 ‘우리 집 김밥’을 한다. 훌륭하구나. 지난해부터 풀죽임물을 뿌리는 소리에 냄새가 유난하다. 커다란 짐차에 커다란 바람개비를 싣고서 새벽하고 밤마다 끝없이 뿌려댄다. 시골노래를 죽이는 짓이란, 시골살이를 바보로 내모는 셈인데, 벼슬꾼(군수·군청 공무원)도 마을사람도 그닥 마음을 안 쓴다. 그래도 밤하늘 별빛은 초롱초롱하다. 《마리의 봄》을 되읽는다. 이 그림책을 ‘푸른살림’을 헤아리며 읽힐 어버이나 어른은 몇쯤 될까? 요새는 우리나라뿐 아니라 이웃나라에서도 이 그림책처럼 숲이며 시골빛을 사랑스레 담아내며 어린이 스스로 하루를 즐거이 그리는 길을 들려주는 마음인 어른(글님·그림님)이 매우 적다. 숲이나 시골은 ‘서울에서 놀러가는, 서울에서 먼 곳’이 아니다. 사람은 서울(도시)에서 살아남을(생존) 수 있을는지 몰라도, 살아갈(생활) 수는 없다. 목숨만 이을 적에는 ‘살다·살림·사랑’ 같은 말을 안 쓴다. 우리에 갇힌 목숨이 아닌, 아우르는 숨빛이기를 빈다.


ㅅㄴㄹ


#SpiringtimeForJeanneMarie #FrancoiseSeignobose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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