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말빛 2022.3.13.
오늘말. 나부끼다
아침까지 터지지 않던 꽃이 해가 이슥한 저녁에 살그마니 터집니다. 낮에 꽃망울을 더 들여다보았다면 곱게 차오르는 꽃빛을 누렸을 텐데, 이튿날 아침에 새롭게 나부끼는 꽃잎을 보겠구나 싶어요. 바라던 때에 이루지 못한다면 짜증스럽거나 골이 날는지 모르는데, 툴툴댄다고 해서 바로 이루지는 않아요. 투정을 내면 투정을 이루고, 뿔이 나면 뿔을 이루더군요. 곤두서는 마음으로는 곤두박질이 잇따르고, 이웃을 거슬려 하면 거칠거나 사나운 눈길이 날카롭게 쏟아지지 싶습니다. 못마땅한 일이란 있을까요? 스스로 생각을 좁게 가둔 터라 자꾸 부아가 나거나 거칠게 굴지 않나요? 차근차근 북돋아요. 우리 손길을 기쁘게 나누려고 나무를 심을 뿐입니다. 뭔가 마구 넣거나 확확 키우려고 심는 나무는 아닙니다. 하늘을 찌를 만큼 자라는 나무는, 스스로 천천히 기운을 내면서 꿈을 펼치는 느긋한 길을 보여줘요. 억지로 올리다가는 그만 아이를 울리듯 스스로 발칵거리거나 쀼루퉁하기 쉬워요. 가만히 뻗는 나뭇가지처럼, 모난 마음을 다독이고 어깃장을 부리는 껄끄러운 마음을 토닥이면서 웃음빛을 일으켜요. 싫어하기에 가시요, 사랑하기에 살찌우는 숨빛입니다.
ㅅㄴㄹ
짜증스럽다·거칠다·골나다·부아나다·성나다·뿔나다·곤두서다·거슬리다·쀼루퉁·발칵·버럭·불끈·툴툴·투덜·투정·왈칵·꺼리다·껄끄럽다·날카롭다·날서다·가시·날서다·날카롭다·뾰족하다·모나다·성가시다·싫다·어깃장·지끈거리다·좁다·못마땅하다·꺼리다 ← 신경질·신경질적·신경증·신경과민
북돋우다·살찌우다·차다·차오르다·벅차다·일으키다·올리다·울리다·높이다·뻗다·펼치다·달구다·기운나다·힘나다·끌어올리다·이끌다·넣다·불어넣다·크다·키우다·나부끼다·살리다·펄펄 날다·하늘을 찌르다 ← 고취(鼓吹), 고양(高揚)