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말빛 2021.12.14.

오늘말. 뾰로통


이제 일본말 ‘대합실’을 걷어냈는데, 더 마음을 기울여 ‘맞이칸·맞이나루’나 ‘손님칸·손님마루’처럼 한결 즐거이 쓸 만합니다. 나루에서 기다리는 분들이 머무는 곳을 가리키는 이름을 바꾸던 그즈음 “오래도록 쓰던 ‘대합실’이란 말을 바꾸면 사람들이 헷갈린다”며 손사래친 분이 많았습니다. 그러나 어른만 그 일본말이 익숙하겠지요. 어린이하고 푸름이는 안 익숙하고, 앞으로 어른이 될 사람한테도 갑갑한 노릇입니다. 생각을 열지 않기에 답답합니다. 생각날개를 펴지 않으면 끓어오릅니다. 얄궂은 말씨를 붙잡는 길은 그치고서 꽃을 담는 그릇처럼 우리 마음에도 꽃빛 같은 말씨를 품을 노릇이라고 생각해요. 저는 어릴 적부터 잘 앓으면서 못 먹는 밥이 많았고, 달콤이(케익)조차 벅찼어요. 그런데 돌돌 만 빵은 그럭저럭 나았어요. 다만 돌돌 만 빵을 가리키는 이름 ‘롤케익’에서 겹 ‘ㄹ’을 소리내기 힘들어 “저기, 동글게 만 빵이요.” 하고 말했습니다. 겨울바람에도 머리카락을 쓸어넘기며 생각합니다. 스스로 톡톡 두들겨서 쓰기에 톡톡판입니다. 뾰로통하는 마음으로는 새말을 못 지어요. 투덜대지 않고 틔운 마음으로 새빛을 폅니다.


ㅅㄴㄹ


맞이나루·맞이마루·맞이칸·손님나루·손님마루·손님자리·손님칸 ← 대합실


갑갑하다·깝깝하다·답답하다·먹먹하다·숨막히다·끓다·끓어오르다·바글바글·울뚝밸·발칵·벌컥·왈칵·울컥·뾰로통·쀼루퉁·성나다·투덜대다·애타다·애끓다·속타다·앓다·속앓이·마음앓이 ← 화병(火病)


꽃병·꽃담이 ← 화병(花甁)


돌돌말이·돌돌말이빵·동글말이·동글말이빵·동글이 ← 롤케익(롤케이크)


톡톡판·스스로판·손수판 ← 키오스크(kiosk), 무인단말기, 무인계산대


머리·머리카락·머리칼·머리털 ← 두발(頭髮)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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