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1.10.19.


《호동이랑 호동이랑》

 다카도노 호코 글·니시무라 아츠코 그림/계일 옮김, 계수나무, 2008.7.14.)



제주에서 바깥일을 마치고 고흥으로 돌아가는 날이다. 일찍 자리에서 일어나 자전거로 제주를 더 돌아볼까 했는데, 아침에 함박비가 온다. 비가 멎을 때까지 더 길손집에 머물자고 생각하다가 열 시 무렵 우체국에 찾아가고, 글붓집(문방구)에 들러서 〈책밭서점〉에 간다. 엊그제 사려다가 미룬 책을 장만한다. 배를 타기까지 짬이 있어 〈한뼘책방〉에 가서 살짝 다리를 쉬는데, 또 빗방울이 듣는 듯해서 일찌감치 제주나루로 간다. 다시 자전거를 접는다. 앉아서 노래꽃을 더 쓰다가 꾸벅꾸벅 졸고, 배에 타서 하루쓰기를 마저 하다가 가만히 누워서 쉰다. 녹동나루에 닿아 택시를 타고 집으로 간다. 밤자전거를 타려다가 그만둔다. 제주하고 사뭇 다르게 아늑하면서 짙푸른 고흥 시골인데, 군수도 벼슬아치도 이러한 고흥을 고흥답게 가꾸는 길에는 마음이 하나도 없다. 《호동이랑 호동이랑》를 읽었다. 사람 아이랑 어우 아이가 사이좋게 어울리는 곳에서 사람 어른하고 여우 어른도 살갑게 어우러지는 삶터를 그린다. 구경(관광)이 아닌 살림이라는 눈으로 볼 줄 안다면, 온누리가 모두 아름다우리라 생각한다. 구경(관광)에 목을 매달면서 돈을 끌어들이려 하니 돈에 눈이 먼 나머지 마음빛을 스스로 잃거나 잊는다고 느낀다.


ㅅㄴㄹ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