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어제책 2021.6.19.

숨은책 524


《부에노와 말로》

 이원복 글·그림

 새소년

 1987.10.10.



  아주 어릴 적에는 그림꽃(만화)을 누가 그렸는가는 안 보았습니다. 그저 손에 쥐고서 파라락 펼치기 바빴습니다. 열 살 즈음 이르자 이제는 이름(그림꽃 이름·그림꽃님 이름)을 들여다봅니다. 열 살 언저리까지는 그림꽃이라면 다 들여다보았다면, 열 살을 지나고부터 마음에 드는 그림꽃님 이름을 찾아서 그 그림꽃부터 펼쳤습니다. 《부에노와 말로》는 그리 눈에 가지 않았으나 로봇을 그린 드문 그림꽃이라서 챙겨 보았습니다. 그때나 이제나 착한이·나쁜이를 가르는 틀에 맞추고, 나쁜이는 박살나도 좋다는 얼거리로 흐르는데, 착한이가 나쁜이를 골탕먹일 적마다 도리어 쓸쓸하고 읽기 힘들었습니다. 착한이라면서 왜 골탕을 먹일까요? 나쁜이는 착한이가 늘 괴롭히고 골탕을 먹이니 더 악에 받치지 않을까요? 이 그림꽃을 빚은 분은 이윽고 《먼나라 이웃나라》를 그리고, 〈조선일보〉에서 붓을 매섭게 휘두릅니다. 곰곰이 보면, 한쪽 길만 옳다고 여기면서 이웃을 골탕먹이거나 괴롭혀도 좋다는 틀을 아이들한테 넌지시 심은 셈이로구나 싶습니다. 이러다가 《ロボット三等兵》이라는 그림꽃을 문득 보았어요. 일본에서 1955년부터 나왔는데, 어쩐지 ‘부에노’ 같고, 어느 모로 보면 ‘로봇 찌빠’ 같기도 하더군요.


ㅅㄴㄹ


1 : https://ja.wikipedia.org/wiki/%E5%89%8D%E8%B0%B7%E6%83%9F%E5%85%89

2 : https://ja.wikipedia.org/wiki/%E3%83%AD%E3%83%9C%E3%83%83%E3%83%88%E4%B8%89%E7%AD%89%E5%85%B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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