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사는 초등학생 2 : 에노시마의 하늘 - 완결
마츠시타 코이치로 지음, 김시내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17년 6월
평점 :
절판


숲노래 만화책 2021.4.30.

만화책시렁 339


《혼자 사는 초등학생, 에노시마의 하늘》

 마츠시타 코이치로

 김시내 옮김

 위즈덤하우스

 2017.6.30.



  가난이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가녀리다·가엾다·가볍다’ 같은 낱말이 떠오릅니다. 없으니 가벼울 테고, 가벼우니 후줄근할는지 모르나, 가볍고 후줄근하기에 외려 홀가분히 하늘을 날기도 하지 싶습니다. ‘가난’하고 맞서는 낱말은 ‘가멸다’입니다. 둘은 ‘가’로 여는 대목이 같지만 ‘가멸다’는 ‘가득하다’ 갈래입니다. 가만 보면, 가난하다랑 가멸다는 한끗만 다르지 싶어요. 주머니가 든든한 가멸다가 있다면 마음이 넉넉한 가멸다가 있어요. 우리는 어느 가난·가멸다 사이에서 헤매는 삶일까요. 《혼자 사는 초등학생, 에노시마의 하늘》은 주머니는 가난하되 마음은 가멸찬 아이 이야기를 다룹니다. 살짝 억지스런 대목이 많은 그림꽃책입니다. 가난한 동무를 뻔히 보고도 도울 마음을 일으키지 못한다거나, 가난한 아이를 버젓이 가르치면서 팔짱을 끼는 어른들 모습을 엿볼 수 있기도 합니다. 누가 꼭 도와주어야 하지는 않아요. 스스로 일어설 만합니다. 다만 ‘보고도 등을 돌린다’면 좀 다른 얘기일 테지요. 보았으나 살갗으로 안 느낀다면, 삶을 모르는 셈이요, 이때에는 이웃을 못 헤아릴 뿐 아니라, 정작 우리 스스로 오늘 어떤 살림이자 하루인가도 똑같이 못 헤아리는 쳇바퀴라고 할 만하지 싶습니다.



“그보다 이 새 책가방 좀 봐. 핸드메이드고 20만 엔이나 해.” “그래서 어쩌라고. 자랑하냐?”“어? 아니, 그게 아니라.” “그럼 왜 얘기한 건데?” “그건, 린 책가방이 낡았으니까 내가 쓰던 거 줄까 해서!” “어? 난 괜찮아. 이게 있으니까.” “그렇게 낡은 것보다 내가 쓰던 게 훨씬 더 나을 텐데?” “그치만 이 책가방에는 추억이 잔뜩 담겨 있거든.” (42쪽)


“사과해 줄 거라고는 상상도 못 해서 깜짝 놀랐어.” “실은 료가 너한테 사과하랬거든.” “어?” “료는 참 좋은 애지?” (8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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