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1.3.1.
《ひさの星》
齊藤隆介 글·岩崎 ちひろ 그림, 岩崎書店, 1972.3.30.
빗줄기가 굵다. 바람이 세다. 하늘이 까맣다. 시골이라 조용하기도 하지만, 오가는 사람도 부릉이도 없는 듯한 하루이다. 오로지 빗소리하고 바람소리만 흐른다. 하루 내내 비하고 바람을 마주한다. 오늘은 무엇을 씻어 주려는 비바람일까? 우리 집 마당에서 우람하게 자란 후박나무가 요새 시들거린다. 왜 그런지 안다. 마을에서 비닐·플라스틱 붙이를 자꾸 태우느라, 매캐한 바람이 후박나무한테 고스란히 퍼졌다. 나무는 매캐한 기운을 받느라 버겁다. 나무 한 그루는 우리 몸인데. 나무 한 그루가 우리를 살찌우는데. 나무 한 그루가 서기에 마을이 푸른데. 《ひさの星》을 읽었다. 아이하고 어버이 사이에 미처 흐르지 못하고 트이지 않은 마음을 아프게 들려주는 이야기를 다룬다. 나무를 바라보지 않는 눈길이라면 어떤 사람으로 살아갈까. 나무를 못 보기에 아이를 못 보지 싶다. 나무를 아랑곳않으니 아이를 아랑곳않는 눈빛이 되지 싶다. 조그마한 들풀을 아낄 줄 알기에 자그마한 아이를 아끼는 길로 나아가 어느덧 사랑이 될 테지. 수수한 곳에서 수수하게 살림을 펴기에 어버이란 사랑으로 자란다. 아이만 자라지 않는다. 어른도 어버이도 사랑이란 빛으로 자라날 적에 바야흐로 참사람이 된다. ㅅㄴ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