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대미각 식탐정 15
다이스케 테라사와 지음 / 학산문화사(만화) / 2009년 12월
평점 :
절판


숲노래 푸른책/숲노래 만화책

- 이 맛에 담은 이 삶



《절대미각 식탐정 15》

 테라사와 다이스케

 서현아 옮김

 학산문화사

 2009.12.25.



  《절대미각 식탐정 15》(테라사와 다이스케/서현아 옮김, 학산문화사, 2009)을 읽으면서 밥맛하고 밥길을 생각합니다. 그림꽃책에 나오는 사람은 소설을 쓰면서 탐정 노릇을 한답니다. 이이는 둘레에서 보자면 엄청나게 먹는다지요. 하루에 세끼나 다섯끼가 아닌, 쉰끼나 여든끼도 아닌, 이보다 훨씬 먹어치울 뿐 아니라, 누가 말리지 않으면 끝도 없이 먹어댄다고 합니다.


  설마 사람이 어떻게 하루에 백 그릇을 훨씬 더 먹느냐고 따질 만한데, 이이는 누가 뭐라 하든 아랑곳하지 않습니다. 먹고픈 대로 먹습니다. 누리고픈 대로 누립니다. 이러면서 속내를 읽어요. 겉으로는 좀처럼 안 보이는 속살을 헤아립니다. 누가 감춘 대목을 알아차리고, 왜 감추었는가 생각하며, 어떻게 풀어내어 이야기로 들려주면 좋을까를 살핍니다.


  우리는 어떤 밥을 먹나요? 우리는 밥을 먹으면서 무엇을 느끼나요? 밥을 지은 사람들 손길을 헤아리나요? 밥을 지은 사람에 앞서, 논밭에서 거두고 바다에서 낚으며 들에서 훑은 살림을 알아보나요?


  모든 밥은 땅에서 오고 하늘에서 옵니다. 흙에 깃들어 비랑 바람이랑 볕을 머금으면서 자란 숨결이 우리한테 밥이 됩니다. 이 푸른별에서 어우러지고, 먼먼 별빛을 받아들이고, 온누리에서 함께 살아가는 이웃 마음을 새삼스레 품은 숨빛이 우리가 먹는 밥이에요.


  밥이 되어 준 쌀알 한 톨이 어느 땅에서 어떤 손길을 받고 어떤 하루를 보낸 끝에 어떤 길을 거쳐서 우리한테 왔는지 읽을 수 있을까요. 밥을 지은 사람이 어떤 생각으로 밥감을 손질하고 어떤 눈빛으로 밥자리를 차렸는지 읽어 볼까요. 우리 몸으로 스며드는 모든 밥을 넉넉히 맞아들이면서 사랑으로 누린 다음 사랑으로 베풀 수 있는가요. 《절대미각 식탐정》에 나오는 사람뿐 아니라 우리 누구나 ‘맛에서 삶과 넋과 숨과 길과 오늘과 어제와 별과 꿈과 사랑’을 읽어내는 눈빛을 새삼스레 틔운다면 좋겠습니다.

 

ㅅㄴㄹ


“실제로 파스타 전문가에게 물어보면 알단테니 아니니를 따지는 건 대개 중년 이상의 고리타분한 아저씨들이고, 젊은이들은 자기 취향에 맞게 삶아 주는 집을 골라서 다니는 게 보통이라지.” (15쪽)


“만약 저 사람이 정말로 오른손에 화상을 입었고, 그 상처에 고추기름이 묻었다면 지금쯤 아파서 정신도 못 차릴 지경이라야 해.” (26쪽)


“왠 민폐? 손님으로 왔으니 가게 눈치 볼 것 없이 당당히 회의를 하면 될 것 아냐. 뭣보다 끝없이 이야기하고 싶으면 끝없이 우동을 시켜 먹으면 그만이잖아!” (38쪽)


“오히려 자네가 메밀국수 만들기를 착실히 배우고 있었기 때문에 그런 맛없는 우동이 만들어진 거지.” “네?” “아까 우동과 메밀국수는 같은 면 요리라서 공통점이 있다고 했지만, 사실 이 두 가지 면 요리는 반죽하는 방법이 아주 달라.” (61쪽)


“그럼 왜 똑같이 만든 두 케이크가 하나는 초록색, 하나는 보라색이 됐을까? 그건 한쪽 시폰케이크반죽에 누가 어떤 독극물을 넣었기 때문이야.” (117쪽)


“농학부 학생이라면 감자에 대한 이 정도 상식은 당연히 갖추고 있었어야 하는데, 감자 손질처럼 학교 공부도 얼렁뚱땅 해치운 모양이군?” (15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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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てらさわだいすけ #寺澤大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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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쓰고 “말꽃 짓는 책숲(사전 짓는 서재도서관)”을 꾸린다. 1992년부터 이 길을 걸었고, 쓴 책으로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읽는 우리말 사전 1·2·3》, 《우리말 동시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시골에서 도서관 하는 즐거움》,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시골에서 책 읽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10대와 통하는 새롭게 살려낸 우리말》, 《10대와 통하는 우리말 바로쓰기》 들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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