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1.2.11.
《마녀와의 디너》
타카하시 루미코 글·그림/서현아 옮김, 학산문화사, 2020.12.25.
제대로 바라보지 않는다면 풀밭이나 숲에서 풀꽃나무가 서로 ‘싸운다(생존경쟁)’고 여긴다. 풀꽃나무는 참말 싸울까? 우리가 저마다 풀이며 꽃이며 나무란 마음이 되어 마주한다면, 풀꽃나무는 싸움질이 아닌 나눔빛으로 살아가는 줄 깨달으리라 본다. 모든 풀은 뿌리가 서로 얽히면서 든든히 자리를 잡는다. 풀뿌리는 서로 어깨동무를 하기에 드센 비바람에도 흙을 고이 건사하면서 풀밭이며 숲이 아름답게 가도록 지킨다. 또한 모든 풀은 갈마들면서 돋고, 메마르다가 기름진 흙결로 바뀌면 돋아나는 풀이 다르다. “풀은 왜 돋을까? 바람은 오늘 왜 불까? 왜 오늘은 바람이 안 불까? 구름은 왜 낄까? 겨울에 비는 왜 올까? 해는 왜 차츰 솟을까?” 같은 말을 아이들한테 묻는다. 아이들이 아기 적에 어버이한테 묻던 말을 고스란히 돌려준다. 책으로 얻지 못할 이야기를 아이들이 스스로 찾도록 이끈다. 마음을 읽고 다스려야 몸이 달라지고 삶이 바뀌며 생각이 자란다는 대목을 건드린다. 《마녀와의 디너》를 열일곱 살쯤부터 읽히면 좋으려나. 하루를 즐겁게 맞이하면서 마음으로 읽어내려는 손길이라면 이야기를 늘 스스로 새롭게 짓는다. 고분고분 따르면서 시키는 대로 구르면 스스로 할 줄 아는 살림이란 하나도 없이 나이를 먹는다. ㅅㄴ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