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1.1.7.
《사랑의 샘가에서》
우치무라 간조 글/최현 옮김, 범우사, 1976.7.10./2004.10.15.
등허리앓이 이레째. 밤새 눈이 덮인 고흥. 아침에 작은아이하고 마당하고 고샅 눈을 쓸고 꽁꽁 얼어붙는 온몸을 녹였다. 작은아이는 마음껏 눈을 모으고 던지고 쓸면서 논다. 얼음이 가득 붙은 장갑을 털어서 따뜻한 곳에 놓아서 말린다. ㅅ출판사 지기님이 이튿날 닿도록 어떤 글자락을 보내 달라고 알린다. 거의 열흘 만에 작은아이랑 달림이를 탄다. 버스를 타고 읍내로 가기에 맞갖지 않다. 눈바람을 헤치고 우체국을 다녀오자니 몸은 다시 얼어붙는다. 그럭저럭 나으려던 등허리는 도진다.참말로 쓰러져야 한다. 쓰러져서 옴짝달싹을 못하다가 겨우 깨어나 《사랑의 샘가에서》를 마저 읽었다. 이 조그마한 책을 1976년부터 꾸준히 찍었구나. 이 자그마하나 책에는 조촐하게 여민 삶과 길과 눈빛이 흐른다. 다만 1976년 무렵 옮김말을 그대로 둔 듯하니 아쉽다. 새로 찍더라도 옮김말에서 일본 한자말이나 일본 말씨를 걷어내면 좋지 않을까? 새로 나오는 숱한 인문책도 매한가지인데, ‘말(이론)로는 더 낮게 간다’고 읊으나, 정작 ‘말을 담아내는 글은 너무 높기’ 마련이다. 일본 한자말을 좀 걷어낸대서 달라지지 않는다. 아이를 돌보고 사랑하면서 어깨동무하는 마음이자 삶이 되지 않는다면, 말도 글도 달라질 틈이 없으리라. ㅅㄴ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