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0.10.10.
《먼 아침의 책들》
스가 아쓰코 글/송태욱 옮김, 한뼘책방, 2019.4.15.
올해 5월에 전주마실을 하며 〈소소당〉에서 장만한 《먼 아침의 책들》인데 집 어디에 잘 모셔 두었는지 넉 달 남짓 못 찾고 헤맸다. 10월 7일에 바깥일을 하러 마실을 나오다가 비로소 찾아냈다. 아, ‘잘 보이는 데에 둔다’면서 두었더라. 그러나 ‘잘 보이는 데’를 외려 못 보고 엉뚱한 곳만 뒤졌더라. 돌이키면 곧잘 이런다. 즐겁게 장만해서 고흥집으로 돌아와서 읽으려고 했다가 ‘어라? 그런데 그 책을 어디에 뒀지?’ 하고 몇 달, 때로는 몇 해를 헤맨 끝에 뒤늦게 찾아내어 헐레벌떡 읽지. “먼 아침의 책들”이라 이름을 붙였지만, 우리말은 ‘들’을 거의 안 붙인다. 우리말로는 그냥 ‘책’이요, 애써 붙이려 한다면 ‘책꽃·책꾸러미·책밭’처럼 다른 말을 붙이지. “먼 아침에 책꽃”이랄까. 부드러우면서 상냥히 흐르는 줄거리가 꽤 좋은데, 옮김말씨는 여러모로 아쉽다. 일본책이니 일본 말씨를 써야 하지 않는다. 우리말로 옮겨 한글로 적으니 우리 말씨로 추스르면 즐겁다. 먼 아침에도 가까운 아침에도, 그 아침에도 오늘 아침에도, 우리는 고요히 눈을 뜨면서 하루를 새록새록 짓는 걸음걸이가 된다. 나는 오늘 마을책집 〈나무 곁에 서서〉를 들르고서 김밥을 장만하여 곁님이며 아이들이 기다리는 고흥으로 돌아가려 한다. ㅅㄴ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