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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수의 나라 1
이즈미 이치몬지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19년 6월
평점 :
숲노래 만화책
만화책시렁 289
《천수의 나라 1》
이즈미 이치몬
강동욱 옮김
대원씨아이
2019.6.30.
18세기라는 때를 바탕으로 티벳에서 풀꽃을 건사해 사람들 몸을 돌보는 길에 쓴다는 아이하고 얽힌 이야기를 다루는 《천수의 나라》라고 합니다. 이 만화책을 한국말로 옮긴 곳에서는 이 만화가 《신부 이야기》나 《아르테》를 이을 만하다고 밝히는데요, 다른 두 가지를 다 읽은 사람으로서 말하자면, 《천수의 나라》는 발끝에 미치기조차 어렵습니다. 무엇보다도 다른 두 가지 만화에는 ‘이야기·줄거리’가 있으며, ‘속내·마음’이라는 숨결이 흐르는데, 막상 이 만화에는 이 네 가지 가운데 어느 하나도 찾아보기 못하겠더군요. 게다가 다른 두 만화는 뒷그림을 매우 꼼꼼하면서 차분히 그리는데, 이 만화는 뒷그림이 더없이 엉성합니다. 칸나눔도 어설프지요. 널리 사랑받기에 훌륭한 만화라고 여기지는 않습니다만, 어쩌다가 이름값이 뜬 만화도 있겠지만, 밑바탕부터 차분히 다지고 올라서면서 초롱초롱 아름다운 만화도 있습니다. 《천수의 나라》는 첫걸음을 장만해서 읽은 뒤로 영 뒷걸음을 챙기자는 생각이 안 듭니다. 다섯걸음으로 마무리했다는데 썩 궁금하지도 않아요. 그리고 일본말 ‘テンジュ’를 그냥 ‘천수’로 옮기는데, ‘하늘나라’나 ‘아름나라’나 ‘구름나라’처럼 뜻을 헤아려서 다시 옮겨야지 싶기도 합니다. ㅅㄴㄹ
“저도 앞으로 다가올 계절에 약초가 쑥쑥 자랄 걸 생각하면 벌써부터 몸이 막 들썩거리거든요.” (16쪽)
“점심 무렵 야영지에 도착하니까 천막 치고 밥 먹고 나면 채집하러 다녀올게요. 기분 탓인가. 평소보다 도착이 빠른 것 같다.” “오빠 혼자 오면 넋 놓고 풀을 보면서 딴청을 피웠을 테니까.” “열심히 풀을 봤단 말이야. 넋 놓고 있지 않았어.” (74쪽)
#泉一聞 #IchimonIzum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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