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0.4.27.


《인디언 영혼의 노래》

 어니스트 톰슨 시튼·줄리아 M.시튼 글/정영서 옮김, 책과삶, 2013.5.25.



바다를 보러 간다. 종이배를 접어서 바다에 띄우고 싶은 아이들은 “언제 바다 가요? 오늘 가요?” 하고 여러 날 노래했다. 다른 고장 바닷가는 사람들이 잔뜩 몰려 어수선하다고 하는데, 고흥 바닷가는 그저 한갓지다. 두 아이는 이 바닷가를 오롯이 누린다. 이쪽부터 저쪽까지 우리 차지이다. 바람 없이 찰랑거리는 바닷물에 뜬 종이배는 차근차근 멀리 나아간다. 어디까지 갈까. 바다에 사는 동무나 이웃이 우리 종이배를 어떻게 맞아들여 줄까. 《인디언 영혼의 노래》를 조금씩 읽는다. 옮김말은 무척 아쉽다. 한국말로 쓰는 글도 애벌로 끝내지 않듯, 바깥말을 옮기는 글도 애벌옮김이 아닌 세벌 가다듬고 네벌 손질하며 다섯벌 고쳐쓰면서 ‘읽는 맛’을 헤아려야지 싶다. 무늬만 한글이 아닌, 알맹이에 푸른 숨결이 흐르도록 보듬으면 좋겠다. 북중미 텃사람은 마음으로 노래를 불렀다고 한다. 어느 곳에서도 똑같은데, 마음으로 부르는 노래는 마음으로 스며든다. 겉치레로 읊는 노래라면 겉만 스치다가 사라진다. 마음을 빛내는 노래는 마음을 가꾼다. 겉훑기 같은 노래는 겉만 반지르르 꾸미다가 잊힌다. 바다가 들려주는 노래를 실컷 듣고서 집으로 온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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