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0.1.27.


《천수의 나라 1》

 이즈미 이치몬 글·그림/강동욱 옮김, 대원씨아이, 2019.6.30.



열세 살 큰아이하고 그림책 하나를 새로 빚는다. 큰아이가 열한 살일 적에 “모두 다 마음이야”라는 이름으로 아버지한테 ‘첫 그림책’이라며 건넨 적 있다. 이때에는 연필로만 빽빽하게 빚었다면, 그림종이 스물여섯 자락을 써서 빛깔을 넣어 새롭게 빚어 본다. 아침부터 낮까지 바지런히 애써서 마무리를 한다. 온하루를 쓰니 이렇게 하는구나. 온마음을 기울이니 오롯이 이 하나를 해내는구나. 그래, 다 마음으로 하는 일이겠지. 《천수의 나라 1》를 읽었다. 티벳이라는 나라에서 푸나무이며 염소젖이며 열매이며 여러 가지를 살펴서 몸을 다스리는 길을 살피는 집안 이야기를 다룬다. 만화책치고 칸나눔이 매우 투박한데, 또 뒷그림은 퍽 엉성한데, 이 만화를 넘기면서 지난날 티벳이라는 나라를, 그 나라에서 고즈넉히 살림을 꾸리던 마음을, 그 마음이 오늘에 이르도록 잇는 숨결을 돌아본다. 오늘 우리는 건강보험이나 약국이나 병원이 매우 흔하다. 그런데 이런 곳에 따사롭거나 포근한 마음은 얼마나 있을까? 나라에서 펴는 보험제도는 사랑일까? 복지란 이름에 앞서 사랑스러운 마음이 얼마나 있을까? 제약회사는 돈에 앞서 사랑이 얼마나 있을까? 의사라는 자리는, 의과대학이라는 터는, 무엇을 바라보며 다스리는 길일까?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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