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셔널 지오그래픽의 과학, 우주에서 마음까지
브루스 스터츠 외 지음, 정영목 옮김 / 지호 / 200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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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책읽기

인문책시렁 108


《내셔널 지오그래픽의 과학, 우주에서 마음까지》

 존 랭곤·브루스 스터츠·앤드레아 지아노폴루스

 정영목 옮김

 지호

 2008.12.22.



우리에게 이런 발견이 중요해 보이는 것은 소리 같은 자연적인 대상에서도 수학적인 법칙을 찾았기 때문이다. (185쪽)


운동은 물질세계를 가능하게 해준다. 운동이 없으면 우주의 변화도 없을 것이다. 변화가 없으면 시간도 없을 것이다. (283쪽)


대부분의 바이러스는 병을 일으키지 않는다. 나아가서 어떤 바이러스에 노출되면 그 바이러스나 가까운 친척 바이러스에 면역이 생긴다. 중국인은 천 년 전에 이 사실을 깨닫고 이 지식을 활용하여 천연두에 이미 감염된 사람의 살갗으로 만든 가루를 조제해서 천연두 발생을 통제했다. (335쪽)


육천 년은 긴 시간처럼 보인다. 그러나 지구에서 인간의 역사가 기록된 기간은 지질학적 시간이라는 잣대로 보자면 눈 깜짝할 사이이다. (390쪽)


과학은 보통 빠르게 변화하기 때문에 가장 좋고 믿을 만한 자료는 대개 과학자들 자신의 기초 저작들이거나, 가장 최근에 특정 분야를 다룬 개론서와 분석들이다. (462쪽)



  이 별에서 살아가는 과학자는 여러 연장을 갈고닦아서 머나먼 별을 살핀다거나 눈앞에 있는 아주 작은 알갱이를 들여다보려고 합니다. 이렇게 여러 연장을 바탕으로 무언가 보고 느껴서 배울 만해요.


  흔히 과학은 ‘뭇눈(객관)’이라 하지만 이는 올바르지 않은 말이라고 느껴요. 왜냐하면 ‘어느 과학자가 본 눈’을 이야기할 뿐이거든요. 그리고 과학자라는 사람 스스로 ‘느끼’지 않는다면 그이가 무엇을 ‘보았’는지 모릅니다. 느끼기에 본 바를 ‘생각’할 수 있고, 이 생각을 글이나 숫자로 엮어서 풀어내지요.


  유럽하고 미국에서 과학자로 일한 사람들 발자취를 바탕으로 별하고 사람 이야기를 풀어내려고 한 《내셔널 지오그래픽의 과학, 우주에서 마음까지》(존 랭곤·브루스 스터츠·앤드레아 지아노폴루스/정영목 옮김, 지호, 2008)를 곰곰이 읽었습니다. 책이름에 ‘우주’뿐 아니라 ‘마음’을 읽어서 밝히겠노라 하고 적는데, 막상 마음 이야기는 한 줌뿐이고 갖가지 학설하고 이론하고 공식이 바탕이 됩니다.


  생각해 볼 노릇입니다. 학설하고 이론하고 공식이란 ‘과학자 한 사람이 보고 느낀 바를 갈무리한 길’입니다. 우리는 학설이나 이론이나 공식대로 살지 않아요. 통계대로 살지도 않습니다.


  혈액형에 따라, 별자리에 따라, 남녀에 따라, 어른아이에 따라, 겨레나 나라에 따라, 고장이나 마을에 따라, 이래저래 통계에 학설에 이론에 공식을 들이밀곤 하지만, 다 다르기에 ‘뭇눈’을 세운다는 길은 말이 되지 않아요. 다시 말해, 과학을 알자면 과학이론이나 과학학설이나 과학공식을 모두 집어치워야 합니다. 그저 과학을 뭇눈 아닌 우리 눈으로 보아야 할 뿐입니다.


  내가 너를 알려면 오직 너를 볼 뿐입니다. 다른 숱한 사람을 헤아리고서 통계를 잡거나 이론이나 학설을 세운들 내가 너를 알까요? 네가 나를 알 적에도 매한가지예요. 아저씨는 다들 어떻다는 둥, 그 나이에는 어떻다는 둥, 이런 틀을 세운다면 아무것도 알 길이 없습니다.


  과학이든 수학이든 문학이든 철학이든 ‘다 다른 눈으로 다 다른 빛을 보면서 다 다른 길을 찾아서 다 다른 삶을 맞아들이’면서 실마리를 풉니다. 우리가 세우거나 얻을 공식이나 이론이나 학설이 있다면 ‘어떤 공식이나 이론이나 학설도 쓸모없다’라는 공식이나 이론이나 학설 하나입니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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