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살림말


영양 버스나루 : 경북 영양군 영양읍에 있는 버스나루가 확 바뀌었다. 너무 낡아서 안 좋다는 말은 꽤 오래 있었다는데, 영양 부군수는 이런 얘기를 아마 처음 들은 듯하고, 처음 듣고서 바로 고치라고 일을 시켜서 한달음에 달라졌다고 한다. 이렇게 달라진 영양 버스나루를 보니 커다란 텔레비전이 붙었다. 버스나루 한복판에 붙은 큰 텔레비전은 사건·사고 이야기가 쩌렁쩌렁 울리는 소리로 퍼진다. 이 버스나루를 드나들 할머니 할아버지뿐 아니라, 어린이하고 푸름이는 뭘 보고 느끼고 배우라는 뜻이 될까? 즐겁거나 아름답거나 사랑스러운 이야기나 영화나 그림이 흐르는 텔레비전이 아니라, 온통 죽이고 죽고 다치고 싸우는 사건·사고 이야기만 쩌렁쩌렁 흐르는데, 왜 이런 텔레비전을 놓을까? 모름지기 어느 고장 버스나루이든 텔레비전은 몽땅 치우고서, 그 고장 글꾼이 지은 알찬 시집이며 소설책이며 동화책을 놓을 노릇이리라. 그리고 아름다운 동화책하고 그림책하고 청소년책을 놓아서, 그 고장 어린이하고 푸름이가 버스나루를 오갈 적에 마음을 쉬고 생각을 북돋아 제 고장을 사랑하는 숨결을 키우도록 하는 징검다리 같은 자리가 되기를 빈다. 2019.12.23.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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