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살림말
앳된 린드그렌 : ‘동화 할머니’라고만 여기던 린드그렌 님이었는데, 《바다 건너 히치하이크》를 읽다가 놀랐다. 그래, 동화 할머니도 열 살 어린이란 삶을 걸었고 스무 살 아가씨란 길도 걸었지. 서른 살 젊은이라는 나날도 보내다가, 어느새 아이한테 이야기를 지어서 들려주는 새로운 사랑을 찾았지. 《바다 건너 히치하이크》는 갓 스물을 넘긴 린드그렌 님이 처음 미국이란 나라로 고모하고 건너가서 보낸 나날을 적은 책이더라. 할머니 아닌 앳된 아가씨인 린드그렌 님을 돌아보면서 이분 이야기꾸러미가 어떻게 태어났는가를 새롭게 생각할 수 있겠더라. 마음껏 놀고 꿈꾸고 사랑하고 날아다니고 웃고 노래하고 춤추고픈 하루가 물씬물씬 드러나는, 앞으로 새로운 길을 스스로 뚫고 싶은, 이제는 어깨를 펴고 의젓하게 서는 자리를 찾고 싶은, 이런 마음을 읽고 보니 어떻게 ‘삐삐’이며 ‘마디타’가 태어날 수 있었나를 어림할 만하겠더라. 2018.8.25. ㅅㄴ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