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19.11.10.


《뒷골목 고양이》

 어니스트 톰슨 시튼 글·그림/장석봉 옮김, 지호, 2003.7.30.



우리 집을 돌아다니는 새로운 새끼 고양이를 본다. 이 아이 어미는 누구일까? 여태 새끼 고양이는 두셋이나 서넛이었는데, 요즈막 만나는 아이는 혼자이다. 누렁하고 까망이 섞인 아이하고 곧잘 눈을 마주친다. 몇 걸음 뛰어서 달아나다가도 어김없이 멈추어서 가만히 쳐다본다. 나도 물끄러미 본다. 서로 한참 지켜보고서 저희 갈 길을 간다. 《뒷골목 고양이》를 새로 읽는다. 얼마 만인가. 큰아이 읽을거리를 어림하다가 이 책이 보였고, 열 몇 해 앞서 미리 장만한 보람을 누린다. 참말로 열 몇 해 앞서 이 책을 장만하며 먼먼 뒷날을 어림했다. 2003년을 살아가는 사람은 그무렵에 이 책을 누릴 테지만 열 해나 스무 해쯤 뒤에 이 책이 살아남지 않는다면 참 아쉽겠구나 싶었다. 오래된 이야기일 테지만 썩 오래되지 않았다고 느낀다. 앞으로 백 해 뒤에도, 또 이백 해나 오백 해 뒤에도 싱그러이 숨쉴 이야기이지 않을까? 고양이 마음을 읽고, 비둘기하고 하나가 되며, 늑대하고 벗이 되더니, 순록하고 어깨동무를 하는 이 같은 이야기야말로 오늘날 한결 값지지 싶다. 온누리 어린이하고 푸름이가 나무하고 이야기하면 좋겠다. 나비하고 춤추면 좋겠다. 잠자비랑 같이 날고, 풀벌레하고 나란히 노래하는 하루가 되기를 빈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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