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살림말


가르치려 들다 : 누가 가르치려 들면 처음에는 좀 쭈뼛한다. 속으로 “네가 뭔데 날 가르치려 들어?” 하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이봐, 날 가르칠 수 있는 사람은 오로지 나뿐인데, 네가 어떻게 날 가르치지?”라 물어야 맞으니까. 이러다가 얼핏 새로운 생각이 스친다. 조용히 이이 말을 들어 보면, 이이가 가르치려 드는 줄거리보다 ‘이이로서는 무엇을 그렇게 뼛속 깊이 느끼면서 즐겁거나 기뻤기에 그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은 마음일까?’ 싶더라. 누가 가르치려 든다면, 이이가 무엇을 가르치려 드는가 하고 가만히 귀를 기울여 본다. 어쩐지 이 대목이 궁금하다. 곰곰이 귀를 기울이다가 새삼스레 생각한다. “아하, 이이는 나를 가르치려 들지 않았구나. 이이는 이이 스스로 배운 즐거움이나 기쁨을 꽃피우고 싶은 마음이었구나. 그래서 이이는 바로 이이 스스로 가르치고 배우려고 할 생각으로 이처럼 말을 터뜨리고 활짝활짝 웃으면서 이야기를 줄줄 잇는구나.” 하고 알아차린다. 가르치려 드는 이는 남을 가르칠 수 없다. 언제나 그이 스스로 가르치면서 바로 그이 스스로 새로 배울 뿐이다. 2019.9.28.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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