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읽기 2019.4.17.


《가여운 나를 위로하다》

 박두규 글, 모악, 2018.11.23.



그제 면소재지 우체국에 책을 부치려고 자전거를 신나게 달렸는데, 막상 우체국에 닿고 보니 지갑을 놓고 왔네. 어찌해야 할까 생각하다가 이튿날 고흥읍에 나갈 테니, 이때 부쳐야겠다고 여기며 털레털레 돌아온다. 이튿날이자 어제는 고흥읍에서 저자마실을 하다가 가게에 어깨짐을 놓고 그냥 나왔다. 택시를 불러 집으로 돌아가려다 퍼뜩 생각나서 가게로 돌아가서 어깨짐을 찾았다. 어제오늘 시집 《가여운 나를 위로하다》를 읽는데 영 머리에 안 들어온다. 갖가지 낱말이 머리에서 춤춘다. 시쓴이가 구태여 한자를 드러내어 적은 말마디를 어떤 쉬운 한국말로 옮기면 좋으려나 하는 생각이 가득하다. 새삼스럽지도 않은데, 오늘날 ‘어른시’는 사람들 말씨하고 매우 동떨어졌다. 책으로 나오고 잡지에 실리는 숱한 시는 오직 문학이란 판에서만 쓰는 말마디로 엮지 싶다. 이 틀을, 굴레를, 수렁을, 씩씩하게 떨쳐낼 이웃님을 언제쯤 만날 수 있을까. ‘손질말꾸러미’를 한창 그러모은다. 오늘까지 4400 낱말을 넘긴다. 올여름에 1만 낱말까지만 그러모을 생각인데, 지난 스물여섯 해에 걸쳐 갈고닦은 말씨를 한자리에 모으자니 요새는 책을 읽기 힘들다. 말이 말답게 살아숨쉬는 이야기를 아이들하고 새로짓자고 마음으로 그려 본다.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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