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읽기 2019.4.12.


《뿌리가 튼튼한 사람이 되고 싶어》

 신미경, 뜻밖, 2018.12.24.



바람이 잔다. 한동안 바람이 꽤 불고 비도 몰아치더니 오늘은 바람이 잔다. 볕이 한결 따뜻하고, 풀포기는 더욱 싱그럽다. 쑥잎을 덖으려고 한 소쿠리 뜯어서 말리려는데 진딧물 한 마리를 본다. 아, 이제 진딧물이 나오려나? 곳곳에서 나비 애벌레나 나방 애벌레를 본다. 이제 찔레무침도 끝물이 되겠네. 《뿌리가 튼튼한 사람이 되고 싶어》를 훌훌 읽는다. 글쓴이는 책이름 그대로 뿌리가 튼튼한 사람이 되기를 바란다고 하면서 지난자취를 털고 일어난 살림을 글로 옮긴다. 다만, 글로 옮기기는 하는데 자꾸 멋을 부린다. 튼튼한 뿌리란 글치레도 삶치레도 겉치레도 아니건만, 치레질을 좀처럼 털지 못하는구나 싶다. 단출한 살림을 바란다면, 글도 말도 단출하게 쓸 적에 빛나리라 본다. 자질구레한 살림을 치워도 단출하면서 빛날 테고, 자질구레한 치레말이나 꾸밈말을 덜어낼 수 있으면, 이때에도 이때대로 단출하면서 빛이 나겠지. ‘무엇을 하며 즐거운’가를 이렁저렁 적기는 하지만, 몇 가지 없다. 조금 더 ‘즐거운 여러 가지’를 더 해보고 나서 책을 써도 되지 않았으랴 싶다. 똑같은 얘기를 여러 벌 해도 나쁘지는 않지만, ‘몇 가지’ 안 되는 얘기를 자꾸 되풀이하니 아쉽다. 아무튼, 사흘 뒤에 쑥잎을 신나게 덖어야지.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