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살과나무꾼

어린이문학을 씩씩하게 자주 한국말로 옮기는 ‘햇살과나무꾼’ 두레가 있다. 이 두레에서 옮긴 책이 무척 많다. 아름다운 이웃나라 어린이문학을 널리 옮기니 대단히 고맙다고 여긴다. 다만 고마우면서도 서운하다. 햇살과나무꾼이 옮긴 말씨는 어느 작가 어느 책이나 똑같으니까. 일본문학이든 서양문학이든 햇살과나무꾼은 똑같은 말씨로 옮긴다. 이 글쓴이나 저 글쓴이나 모두 같은 말씨로 옮긴다. 게다가 번역 말씨나 어린이 눈높이에 안 맞는 한자말을 너무 자주 섞는다. 로알드 달은 로알드 달이라는 맛이 있고, 하이타니 겐지로는 하이타니 겐지로 맛이 있는데, 햇살과나무꾼 옮김말씨로는 어떤 맛도 못 느낀다. 우리 아이들이 로알드 달을 읽고 싶어 하기에 책 하나를 따로 마련한다. 하나는 깨끗이 건사하는 책, 다른 하나는 옮김말을 몽땅 ‘한국말로 새로 옮겨서 적는’ 책. 2019.3.1.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삶과 글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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